메인화면으로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솔직한 동물을 우리는 보지 못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솔직한 동물을 우리는 보지 못했다?

[인터뷰] <동물의 자리> 저자 김다은 기자

지난해 대한민국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동물이 있다. 바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다. 푸바오가 인기를 끌었던 것은 무해하고 길들여지지 않은 채로 솔직한, 동물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귀여운 외모도 한 몫했다.) 푸바오의 엄마인 아이바오의 모성애, 푸바오의 귀여운 재롱을 보며 동물과 인간의 공통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동물과 인간이 연결되어있다는 묘한 기시감을 느낀게 된다.

김다은 기자와 정윤영 작가가 쓰고, 신선영 기자가 사진을 찍은 책 <동물의 자리>는 그 동물과 인간이 교감하는 그 틈을 확장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동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지만,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솔직한 동물들을 우리가 보지 못했다며 독자들에게 아직 생소할 지도 모르는 '생추어리'라는 공간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시사IN> 기자이기도 한 저자 김다은 기자는 지난 14일 <프레시안>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우리 사회는 요즘 동물과 인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동물권에 대한 법적 접근부터 철학적 개념을 소개하는 책도 많이 나오면서 논의들이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반려동물, 그 이상의 동물에 대해 생각을 확장 시키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생추어리'를 소개하게된 배경을 밝혔다.

▲ '새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돼지를 돌보는 '새벽이생추어리' ⓒ신선영

'생추어리'(sanctuary)는 안식처, 보호구역이라는 뜻으로, 위험에 처한 동물들을 구조해 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조성한 안식처다. 1986년 미국의 동물보호 운동가 진 바우어가 동료들과 함께 '가축수용소' 근처 사체 처리장에서 살아 있는 양 힐다를 구출해 '생추어리 농장'을 만들면서 유래했다. 힐다는 생추어리 농장에서 11년을 살다 1997년에 자연사 했다.

생추어리에는 구조된 야생동물들도 있고 유기된 반려동물들도 있지만, 대다수가 축산업과 동물 실험, 경주 등 인간으로부터 착취당해온 '산업동물'들이 주로 살아간다. 구조된 동물들은 생추어리에서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고, 인간과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늙어간다. 동물을 좁은 공간에 방치하거나 학대하는 동물원의 대안 중 하나로도 언급되기도 한다.

김 기자는 "생츄어리는 동물원의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동물원과의 큰 차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무해한 동물이 있는 공간 아니라, 인간에 의해 어떤 역사를 갖게 된 동물들이 우리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곳이라는 데에 있다"며 "생추어리는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쳐준다. 인간을 몇 번이고 용서하고, 자신의 옆자리를 우리에게 기꺼이 내어 주며, 보복하지 않는 동물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동물의 자리>는 한국에 존재하는 네 곳의 생추어리를 취재하고 기록했다. '새벽이'라는 이름을 가진 돼지를 돌보는 '새벽이생추어리', 불법 개 농장에서 구조한 소들을 위한 '인제 꽃풀소 달뜨는 보금자리', 웅담 채취 등을 이유로 학대되어온 한국 사육곰들을 구조한 '화천 곰 보금자리', 퇴역경주마 등을 구조한 '제주 곶자왈 말 보호센터'다.

이 네 곳의 생추어리들은 설립 목표, 운영 주체, 운영 방식이 모두 다르다. 동물을 좋아하는 개인이 시작한 곳부터 지역과 협업하며 운영하는 곳, 수의학적 지식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곳, 급진적인 슬로건을 걸고 치열한 문제의식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양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곳까지. 저자들은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그러한 결정이 이루어지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쪽을 택했다.

김 기자는 "동물이 동물답게 있는 모습을 볼 때 나와 동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편안한 마음이 든다. 동물이 고통스러운 것을 보면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나. 그리고 동물이 행복한 것을 보면 마침내 모든 것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그런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그 공간에서 잘 드러났던 것 같다"며 "여전히 이 세계에서 고통을 받는 동물이 있으니 동물의 나은 삶을 위해 긍정적으로, 활기찬 에너지로 변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김다은 기자와의 일문 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퇴역경주마 등을 구조한 '제주 곶자왈 말 보호센터' ⓒ신선영

프레시안 : <동물의 자리>는 국내에 있는 '생추어리'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책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김다은 : 우리 사회는 요즘 동물과 인간의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동물권에 대한 법적 접근부터 철학적 개념을 소개하는 책도 많이 나오면서 논의들이 봇물 터지듯이 나오고 있다. 이전의 동물권 운동과 다른 방향의 운동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리와일드(Rewild), 재야생화 운동은 땅을 사거나 마련해서 인간이 전혀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동물들이 어떻게 자연에서 살아가는지 보고자 한다. '생추어리'는 동물권 운동의 여러 갈래 중 하나다. 인간으로부터 훼손된 농장동물과 야생동물의 삶을 인간이 개입해서 회복하는 운동이다. 생추어리는 동물원의 대안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동물원과의 큰 차이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무해한 동물이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에 의해 어떤 역사를 갖게 된 동물들이 우리 사회 안에서 살아가면서 인간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곳이라는 데에 있다. 현재 국내에 총 5곳의 생추어리가 있다. 취재할 당시에는 카라의 미니팜 생추어리 없었기 때문에 책에는 기존에 있던 네 곳을 두 명이 나눠 기록했다. 2023년 3월 취재를 시작해서 1년 반 정도 여러 번 방문하며 취재했다. 그러면서 생추어리에 살고있는 동물들과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주목해보았다.

프레시안 : 사실 '생추어리'라는 개념도 생소한 독자들이 있을 것 같다. 기자조차도 국내에 '생추어리'가 있는 줄 몰랐는데, 어떻게 책을 쓰게 됐나.

김다은 : 2020년 한국 최초로 ‘새벽이생추어리’가 생겼다. 새벽이가 한국에서 굉장히 낯선 방식으로 '공개 구조', 정확히는 '절도' 되었다. 한국에서는 이전에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급진적이고 행동주의적인 동물권 운동이었다. 이제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는 시기가 되었다고 느꼈다. 2021년 단기로 새벽이 보듬이(새벽이생추어리의 동물들을 돌보는 활동가를 일컫는 말) 활동을 잠시 하기도 했고, 그러던 중에 시민단체 동물해방물결에서 소를 구조한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잠깐 이게 되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새벽이생추어리가 혼자 우두커니 있는 게 아니라 하나의 어떤 흐름이 만들어지는 것 같아서 관심을 갖게 됐다. 생추어리의 동물들은 우리에게 낯선 감각 불러일으키는데, 처음엔 이 감각을 사람들과 나누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사실 우리가 반려동물, 그 이상의 동물에 대해 생각을 확장 시키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보고 경험하면서 느꼈던 것은 동물들만 중요한 게 아니라, 생추어리가 새로운 운동의 형태로 한국에서 태동하고 있는 시기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책에 등장하는 생추어리 4곳이 굉장히 다른 성격과 매력을 갖고 있고, 다른 한계도 가지고 있다. 이 시작들을 다뤄볼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이 가장 큰 계기였던 것 같다. 또한 동물들을 만날 때 느끼는 묘한 감정들이 있었다. 연민이기도 하고 죄책감이기도 하고 약간의 슬픔이나 경외심 같은 것이기도 하고, 반려동물을 보면서는 느끼지 못하는 이런 감정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쓰기 시작했다.

프레시안 : 생추어리를 '낭만화'하지 않겠다고 한 다짐같은 서문이 있었다. 최대한 담백하게 담으려고 시도한 이유가 무엇인가.

김다은 : 생추어리는 정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생추어리가 한국에 형성되는 초기 단계고 그 안에서도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제주 곶자왈 말 보호센터 마레숲 김남훈 대표도 원래 강한 개체만이 살아남는 게 맞다고 생각하다가 샤밀이라는 어리고 아픈 말을 돌보면서 아픈 말들을 위한 ‘마방’을 만드는 등 변화하고 있다. 이분들도 이 안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예전에는 내가 틀렸다고 생각했던 게 이제는 옳은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변화들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서 지금 존재하는 생추어리가 마치 지상 최대 낙원인 것처럼 선한 곳이고, 우리가 다 이렇게 가야한다고 말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누구도 지금의 이 운동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생추어리를 보며 커다란 괄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생추어리에서의 역동, 이들이 겪고있는 고민과 한계, 그리고 변화의 단초들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독자들이 상상력을 발휘해서 이것들을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위치에서 이 책을 보게 될 텐데 독자들이 느끼기에 저자가 그 안에 개입되어 있는 사람인 것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생추어리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웅담 채취 등을 이유로 학대되어온 한국 사육곰들을 구조한 '화천 곰 보금자리' ⓒ신선영

프레시안 : '먹히지 않고 늙어가는' 동물을 처음 바라본 두 분에게서 자연에 대한 경이를 담은 시선이 느껴졌다. 생추어리에 대한 낭만이라기 보다는 동물 혹은 자연에 대한 낭만이 담긴 것 같다. '생추어리'에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동물을 보며 어떤 마음을 느꼈나.

김다은 : 생추어리를 낭만적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 동물과 자연이 있기 때문에 그 공간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생추어리를 낭만화 하기에는 이를 유지하기 위해 분투하는 인간의 노고가 너무 생생했다. 빈틈없이 돌아가는 돌봄의 체인 안에서 생추어리가 유지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추어리가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은 활동가들이 동물들로 하여금 동물의 본성에 맞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꼼꼼하고 성실한 돌봄 안에서, 동물이 자기답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동물이 동물답게 있는 모습을 볼 때 나와 동물이 연결되어 있다는 편안한 마음이 든다. 동물이 고통스러운 것을 보면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나. 그리고 동물이 행복한 것을 보면 마침내 모든 것이 제대로 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우리가 그런 편안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 그 공간에서 잘 드러났던 것 같다. 또한 생추어리는 인간에게 겸손을 가르쳐준다. 동물을 보고 있으면 자기한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을 집중하고 인내하고 있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그게 놀랄 만큼 대단해 보인다. 인간을 몇 번이고 용서하고, 자신의 옆자리를 우리에게 기꺼이 내어 주며, 보복하지 않는 동물의 모습에 경외감을 느꼈다. 최근 푸바오 열풍을 보면서 사람들은 언제나 동물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봤다. 무해하고 귀엽고 인간에게 길들여지지 않은 동물도 우리가 사랑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까. 그런 동물을 우리가 보지 못했기 때문인데, 그렇게 길들여지지 않았지만 무해한 동물들을 생추어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프레시안 : 그 '생추어리'를 꾸려가는 활동가들도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활동가들을 취재하면서 인상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나.

김다은 : 화천 곰 보금자리에서 여성 활동가들의 아침 돌봄이 기억에 남는다. 화천 곰 보금자리에서 돌보고있는 곰이 13마리다. 야채가 가득 담긴 바구니 몇 개를 손수레에 싣고 울퉁불퉁한 돌길 위로 그 손수레를 끌면서 사육장으로 향한다. 비가 오면 그냥 비를 맞으면서 손수레를 끌고 간다. 사육장의 물청소를 하는 날이면 내실로 곰들을 내려 보내고 비를 맞으면서 물청소를 한다. 여성들이 동물을 돌본다고 했을 때 대게는 친절하고 상대한테 모든걸 맞춰주는 돌봄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겠지만, 그게 전혀 아니었다. 온몸의 근육을 이용해서 밀고 쓸고 하는 게 돌봄이었다.

프레시안 : 돼지에 붙어있는 등에모기를 죽이지 않으려는 노력, 벌레를 죽이지 않기 위해 살충제를 쓰지 않는 등 또 다른 생명을 죽이지 않으려는 생추어리의 활동가를 묘사한 대목을 읽으면서 '인간이 정말 무결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다은 : 사람들이 흔하게 먹는 소와 돼지와 함께하는 생추어리이기 때문에 무엇은 먹고 무엇은 먹지 않는다, 누구는 죽이고 죽이지 않는다에 대한 감각이 예민하다 보니 아마 이런 고민도 하지 않았나 싶다. 생추어리에 사는 동물의 특성이 따라 그들의 운동 방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기준이 너무 높다는 생각도 했다. 즐겁게 운동을 오래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활동가들도 내부적으로 번아웃이 오기도 하고 지치는 경우가 있다. 감수성의 기준이 엄격한 부분에 대해 저도 걱정이 들었다. 기록할 때도 어느 정도 수준으로 써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쓰면서도 '이게 옳은가?'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이 있기도 했지만 이것 자체가 생추어리고, 독자들이 판단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생추어리에서 제가 동의할 수 있는 부분도 있고 동의가 잘 안되는 부분도 있었다. 누군가 보기에는 좀 급진적일 수도 있고 이념적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시민단체가 하는 운동이 그런 것이라고도 생각이 든다. 그게 우리 사회에 어떤 중요한 질문을 만들어갈 수 있다면, 고민이 된 지점들을 독자들에게 그냥 보여주자. 판단하지 말자는 태도도 있었던 것 같다.

▲불법 개 농장에서 구조한 소들을 위한 '인제 꽃풀소 달뜨는 보금자리' ⓒ신선영

프레시안 : 2013년 인도를 3개월 동안 여행한 적이 있는데 소, 염소 우리가 '가축'이라고 생각만 했던 동물들이 정말 그들의 '집' 옆에서 살면서 커가고 늙어가고 있었다. 그런 점에 충격을 받고 인도 여행을 다녀온 뒤 3년 동안 채식을 했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을 읽고 인간은 그럼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고민이 들었다.

김다은 : 다양한 생추어리 중에서도 화천 곰 보금자리 팀이 좀 편안하게 느껴졌다. 그 이유는 다른 생추어리보다 굉장히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국내에 남아있는 사육곰들을 최대한 많이 안전한 보금자리로 옮기자는 것. 모든 곰을 살리자는 것도 아니고. 모든 곰을 살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자기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게 큰 관점이고, 큰 질문인데 이 질문에 압도되지 않아야 될 것 같다. 모든 동물을 구해야 한다고 하면 한 발자국도 내딛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한 발자국을 내딛기가 굉장히 힘들지만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서 한발짝 한발짝 나아가면 어떨까.

프레시안 : 모든 끼니를 그렇게 하진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끼 정도는 채식으로 구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뭔가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

김다은 : 이 책이 채식을 하자거나 동물에 죄책감을 갖자는 건 아니다. 다만,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하나의 목표만 세울 수 있어도 참 좋을 것 같다. 한 달에 한 번 유기동물을 위한 봉사를 해도 되고, 일주일 한 번 채식을 하는 것도 괜찮다. 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 않을까. 대신 이 과정을 꼭 친구나 동료와 함께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동물권 운동이 우리만의 분투가 되지않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고기를 안 먹는 사람이라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너는 우리랑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는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는 동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의 운동이라는 인식도 있는 것 같아서, 이 운동을 확장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한 사람씩 설득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이야기를 해나가는 것을 해주면 어떨까.

생추어리 후원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농작동물과, 야생동물에 관심을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씀도 드리고 싶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을 차단하기 위한 울타리를 계속 쳐서 멸종위기종인 산양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인간의 영토가 넓어져서 주거지를 이루는 야생동물과 인간이 만날 수밖에 없고, 만나게 되면 무조건 사살인데 그게 정말 최선일까. 인간 세계 안에서 그들을 대변해 줄 인간이 없는 동물들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 그 너머에 있는 동물에 관심을 갖자는 게 생추어리의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인간이 동물과 엮여서 살고 있기 때문에 동물들이 알아서 할 수 잇는 변화는 아닌 것 같고, 동물들을 대변해 줄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하다. 저는 인간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여전히 이 세계에서 고통을 받는 동물이 있지만 동물의 나은 삶을 위해 긍정적으로, 활기찬 에너지로 변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생추어리에서 뛰노는 새벽이의 모습 ⓒ신선영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