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고개숙여 사과한 지 이틀 만에 골프장을 찾은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이에 대해 "트럼프 2기 집권의 치밀한 준비를 지시했다더니 그 1호 대비책이 골프 연습이냐"고 꼬집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골프 외교를 준비한다면서 8년 만에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진 의장은 "트럼프 발 경제 안보 퍼펙트 스톰에 대한 우려가 쏟아진다"며 "트럼프 당선인은 '한국은 머니머신'이라고 얘기했고, 김정은을 염두에 두면서 핵을 가진 상대와 잘 지내야 한다고도 얘기했다. 그야말로 한반도 안보 상황의 급변이 예고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당선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아침에 종식하겠다고도 약속해 왔다"며 "윤석열 정부가 일관해 온 강 대 강 대북정책이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 언급 등의 대외 안보 기조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부한다다. 트럼프 2.0 시대는 우리에게 또 다른 위기일 수 있다"며 "미·중 관계에서 외교 균형을 제대로 잡아서 우리 국익을 지켜야 한다. 윤석열 정부 2년 반 국정과 외교·안보 실패는 이미 충분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경제 안보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외교·안보 역량을 총집결해서 트럼프 2.0 시대를 국회에서부터 철저히 대비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독교방송(CBS) 인터넷판 <노컷뉴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발표 이틀 뒤인 지난 9일 골프 라운딩을 위해 서울 태릉체력단련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오후 1시쯤 태릉골프장을 방문해 4시간가량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대통령 경호처 소속 직원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인사는 취재진에게 "경호상의 이유로 취재를 중단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고, 취재진은 요청을 수락하고 현장 취재를 중단했다.
대통령실은 이튿날 윤 대통령이 2016년 이후 8년 만에 골프채를 잡았다며 "윤 대통령이 주위의 조언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최근 골프 연습을 시작했다"(대통령실 관계자)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트럼프 2기 집권을 대비한 통상 등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한 총리는 "이번 대선 결과, 차기 미국 정부는 외교·안보, 통상, 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상당한 정책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금융·통상·산업 등 3대 분야 점검 회의체를 가동하는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한 총리는 "대통령께서는 선거 직후 신속하게 당선인과 통화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와 글로벌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셨고, 조속한 시일 내에 직접 만나 양국의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며 "지난 주말 대통령께서는 '경제안보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시고,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여러 리스크와 기회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셨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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