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학교가 오는 6일 신임 이사진 선정을 앞둔 가운데 과거 비리혐의가 밝혀진 전 총장의 친인척들의 이사진 선정 계획이 알려지면서 재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경기대 재학생들로 구성된 ‘경기대학교 올바른 정상화를 위한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수원캠퍼스 대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은 비리사범 가족을 원치 않는다. 경기대는 도덕성과 능력을 겸비한 정이사를 선임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와 경기대 등에 따르면 현재 경기대의 학교법인 경기학원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임시이사체제로 운영 중이다.
당시 김인규 총장의 임기 만료에 따른 신임 총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학원 설립자의 아들이자 과거 교수채용 비리로 수감된 손종국 전 총장 측의 파벌 다툼이 발생, 후임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게 되자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개입을 통해 임시이사가 파견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 6개월여간 임시이사체제로 경기학원을 운영해온 사분위는 지난 9월 정이사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경기학원이 자체적으로 이사회를 운영하도록 결정하면서 논란이 발생했다.
사분위가 정이사 구성을 위해 전현직이사협의체와 경기대대학평의원회, 개방이사추천위원회 및 교육부 등에 각각 4명의 후보 추천을 요청한 이후 전현직이사협의체에서 손 전 총장의 친인척들을 정이사로 선출하려한다는 소식이 교내에 전해진 것이다.
사정이 이렇자 재학생들은 즉각 비대위를 구성, 이들의 이사진 선임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비대위는 "77년 역사의 경기대는 1966년 설립자의 사업의 실패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가 당시 학생들의 피나는 노력과 땀으로 모금 운동을 진행해 기사회생한 바 있다"며 "이후 이사로 선임된 설립자의 아들 손 전 총장은 부정채용과 교비횡령 등 학내 비리를 저질렀고, 결국 1993년부터 2021년까지 학생들의 강력한 투쟁으로 학교를 지켜낼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이사 후보로 추천된 손 전 총장의 아들은 각종 범죄경력이 확인되며 도덕성에 문제가 큰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음에도 불구, 어떠한 권한과 지위도 없었던 부친에게서 학교 경영에 대한 자격과 권리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며 또다시 경기대를 어둠 속으로 내몰려 하고 있다"며 "또 손 전 총장의 누나도 2015년 이사장으로 선출된 바 있지만 2019년 중도 사퇴한 뒤 손 전 총장에게 자리를 물려줬던 인물로, 현재 나이가 80세에 달함에도 새로운 학교를 이끌어 갈 정이사로 추천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비대위는 "옛 재단의 복귀를 반대하는 것은 일부만의 의견이 아닌, 경기대 전체 학생들의 권리와 이익을 지키기 위한 모든 학생들의 목소리"라며 "실제 지난달 옛 재단의 복귀와 손 전 총장 친인척 이사진 선임에 대해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400여 명 중 98.9%가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대에는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청렴함과 더불어 건설적인 목표를 지향하는 인물이 이사로 선임돼야 한다"며 "학교의 미래가 직결된 만큼 후보자의 도덕성에 대한 검토는 필수 사항으로, 학교를 개인 사유물로 여기며 비리를 저지른 전 총장의 친인척이 학교로 돌아올 경우 사학분쟁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리 혐의가 밝혀진 전 총장의 친인척이 이사로 선임되면 즉각 퇴진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학원 법인 정이사 선정에 대한 안건은 오는 6일 진행될 제222차 사분위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