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기자수첩] 구리도매시장 수산물 거래물량, 2014년 대비 반토막…대책이 필요하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기자수첩] 구리도매시장 수산물 거래물량, 2014년 대비 반토막…대책이 필요하다

2014년 4만 톤에서 2023년 2만 2000톤, 계속 내리막길 걸어…변화 없으면 망한다

구리농수산물공사가 관리‧운영하고 있는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은 크게 수산과 청과로 나뉜다. 그러나 수산은 상대적으로 전체 거래물량이나 거래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다.

지난 2023년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전체 거래금액은 9380억 원이었다. 이 중에서 청과가 8110억 원이었으나 수산은 1270억 원에 불과했다. 거래금액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수산의 거래물량은 2019년 2만 9800톤에서 2023년 2만 2505톤으로 줄었다. 지난 10년의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2014년 4만 톤에서 2023년에는 2만 2505톤으로 53% 감소했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전체 거래금액은 2019년 7859억 원에서 2023년 9380억 원으로 늘었다. 거래금액의 증가는 청과가 주도했다. 청과는 2019년 6598억 원에서 2023년 8110억 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수산은 계속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구리농수산물공사가 내놓은 것이 바로 대형활어상의 유치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지난 2월, 수산물 활성화를 위한 공사-강북수산-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과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은 이제까지 구리도매시장은 물론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노량진수산시장 등 수도권 주요시장의 수산물 공급을 주로 맡아왔던 곳이다. 이들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 그동안 운반 및 물류에 들어가던 비용이 사라져 더 낮은 가격에 수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수산물을 먼저 확보해 품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더 낮은 가격에 더 좋은 품질의 수산물을 확보한다는 것은 엄청난 혜택이 된다. 경쟁력을 확보하는 발판이 되며 이를 바탕으로 매출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구리도매시장의 중도매인들과 거래하는 구리시 내의 횟집들은 양질의 활어를 더 낮은 가격에 공급받아 장사를 할 수 있고 구리시민들은 품질 좋은 회를 만날 수 있다. 지역경제는 활성화된다.

이를 위해 구리농수산물공사는 활어류의 대량집하 및 분산을 위한 보관 시설의 설치 기반을 조성하고, 강북수산㈜은 상장거래 집하 용도의 시설물을 건축해 운영할 계획도 세웠다.

특히 활어는 ‘수산물의 꽃’이라 불린다. 수산물 구매자는 활어를 중심으로 구매계획을 잡는다. 활어 구매계획에 따라 움직이면서 기타 활어를 제외한 다른 상품을 추가로 구매하게 된다. 결국 활어의 주도권을 잡으면 수산물 전체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는 뜻이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이후 차근차근 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6월에는 수산물을 담당하는 수협과 강북수산 관계자 및 중도매인들과 자리를 함께 만들어 간담회를 개최했다. 일부 중도매인들이 새로 들어오는 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들이 소매행위를 걱정했지만 이를 철저히 단속한다는 설명에 이해의 폭을 넓혔다. 실제로 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들은 소매에 뛰어들 인력이나 상황이 아니다. 대량판매로 수익을 거두는 업체들이 푼돈에 불과한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로 인력을 두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그들에게 오히려 불편한 상황이 된다.

이후 공사는 시설 변경 계획을 세우고 규정에 따라 허가를 받았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내의 공간에 대한 사용은 구리시의 허가를 받아 정해진다. 어떤 곳을 도로로 사용할 것인지 주차장으로 사용할 것인지 등 계획을 세워 구리시의 허가를 받으면 된다. 일반도로나 주차장이 아니라 시장 내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사는 지난 8월, 관련 규정에 따라 시설 변경에 따른 허가를 모두 받았다.

현재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수산물은 수협과 강북수산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과 거래하는 중도매인은 171명이고 이 중에서 조합원은 115명이다. 특히 이들 중에 활어를 취급하는 중도매인은 33명에 불과하다. 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들이 구리로 오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사람들은 이들 33명이다. 소매를 걱정한다고 하지만 이것만 해결된다면 이들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가장 크다.

그런데 최근 일부에서 “중도매인 150명 중 92%에 달하는 138명은 지난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을 호소했다”라고 주장하며 대부분의 중도매인들이 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들의 구리 유치에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활어를 취급하는 중도매인이 33명인데 138명이 반대한다는 것은 어딘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긴다.

또한 새로운 시설이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내의 도로 변경에 대한 교통영향평가는 이미 끝난 상황이다. 규정에 따라 절차를 밟아 적법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도매시장 내부 공간을 도로로 사용할 것인지 주차면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공사가 판단해 교통영향평가를 거쳐 구리시가 허가해주는 상황이다. 일반도로와는 확연히 성격이 다르다.

그렇다면 하남 황산 대형 활어 도매상인이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들어왔을 때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남에서 구리까지 활어를 운반해주는 일을 담당하던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이 될 수도 있을 듯 하다. 그러나 그로 인해 33명의 활어를 취급하는 중도매인들과 구리시민들은 이익을 본다.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의 거래금액과 물량이 늘어나 구리의 지역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

과연 무엇이 구리시에 더 큰 이익을 가져오는 것인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지금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기존의 타성에 젖어 우물쭈물하고 있다면 지난 10년 동안 반토막으로 줄어든 수산물 거래물량은 제로를 향해 달려갈 것이 분명하다.

대책에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야 한다. 무작정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변화를 거부한다면 발전도 없을 것이다. 어두운 곳에 숨어서 음모론의 연기만 피우며 머뭇거릴 일이 아니다.

▲구리농수산물공사는 지난 2월, 수산물 활성화를 위한 공사-강북수산-하남 황산 초대형 활어 도매상인과 3자 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구리농수산물공사

하남 황산 대형 활어 도매상인이 신규 중도매인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2023년 9380억 원을 상회하던 구리도매시장의 거래금액은 1조 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도환

경기북부취재본부 이도환 기자입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