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대다수가 남성 청소년으로 밝혀진 가운데, 교육부가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교육 시 "특정 성별을 지정해 피·가해자로 구분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 학교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프레시안>이 입수한 경상남도 교육청 공문을 보면, 교육부는 지난달 교육청을 통해 전 학교 및 교육청 산하기관에 딥페이크 성범죄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카드뉴스를 배포하며 세 가지 당부사항을 전했다.
해당 당부사항을 보면, 교육부는 △특정 성별을 지정해 피해자·가해자로 구분하지 않음, △피해 예방을 강조해 무조건 피해자만을 조심시키는 교육 자제, △학생들에게 호기심이나 장난도 범죄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함 등을 각 학교에 지시했다.
이 중 특정 성별을 지정해 피·가해자로 구분하지 말라는 내용을 두고 교육부가 딥페이크 가해자 대다수가 남성 청소년인 현실을 은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이 지난 9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올해 1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검거된 딥페이크 피의자 387명 중 378명(97.6%)가 남성이며, 피의자 중 10대가 324명(83.7%)으로 집계했다.
이한 남성과함께하는페미니즘 공동대표는 31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 취급한다는 반발을 피하기 위해 성별을 숨기는 것으로 보이는데, 딥페이크 성범죄 가해자들에게서 남성이라는 특정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교육부의 지침은 이러한 성별 위계를 말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며 "이미 남성들도 성범죄 가해자 대다수가 남성임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는 헛발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성교육 강사이기도 한 그는 성범죄 가해자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점을 가르치는 것이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고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성범죄 가해자 대다수가 남성인 이유를 설명하려면 남성이 성별에 기반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을 쟁취하고 지속하기 위한 수단으로 (성폭력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동시에 세상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만이 아니라 동반자, 목격자도 존재하며 각자 역할을 맡아 함께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성교육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가해자 대다수가 남성임을 은폐할 목적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측은 "해당 사항이 기재된 공문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분석이 많지 않았던 8월 말 급하게 작성했던 것"이라며 "당시 동성 간 딥페이크 허위영상물을 제작하거나 일부 학교에서 여학생들에게만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교육을 시킨 사례가 있어 피해자 성별을 특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기재했으며, 이후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제작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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