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 피습 사건 당시 현장을 보존하지 않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박정현 민주당 의원은 "먼저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고 현장을 확보해는게 우선이다"며 "15분 만에 와서 물청소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수환 부산경찰청장은 "1시간 정도 지난 이후에 청소한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살인 사건 현장은 통상적으로 충분한 증거 수집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증거 수집이 되거나 범인이 검거된 상황에 따라서 (사건 현장) 보전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우발 상황에 대비하지 못한 현장기동대에 대해 징계 처분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김 청장이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이 사건은 제대로 밝혀져야 한다. 증거 인멸할 수밖에 없었던 사유와 기동대의 현장 조치 상황을 정리해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 2월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 직후 경찰이 사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물청소를 했다며 당시 부산청장과 관할 경찰서장을 증거인멸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후 공수처는 부산 강서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별다른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이날 국감에선 경찰 복무 기강 해이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박 의원은 "작년부터 올해까지 52명이 징계 처분을 받았고 특히 성폭력 처벌법 위반이 8건이나 확인됐다"며 "부하 직원이 술값을 계산하고 상급자를 관용차로 출·퇴근을 돕는 조직 문화가 아직도 있는게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이상식 의원도 "법의 집행 과정에서 적법 절차에 따라 정당해야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부턴 정치적인 중립성과 공정성이 훼손됐다. 청장님이 나서 직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현장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전직 경찰들이 퇴직 이후 대형 로펌으로 이직하며 범죄자를 보호하는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지적이 제기됐다.
조국혁신당 정춘생 의원은 "수사 경력을 내세워 범죄자들이 유리한 판결을 받도록 형사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는건 부적절하다"며 "실태 조사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활동은 현직 경찰관들 입장에서 굉장히 사기를 저하시키고 명예를 실추시키 일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부산 오피스텔 교제 살인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가 112 신고를 3차례나 했었다. 그런 일련의 과정이 있었지만 결국 살인을 막지 못했다"며 "교제 폭력에 대해서 너무 미온적으로 대처하는게 아니냐. 이런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비상 대책을 세워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피해 여성을 교제 폭력 보호대상 A 등급으로 지정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질타도 이어졌다. A 등급은 최근 3년간 교제 폭력으로 입건된게 2차례 이상이거나 1년간 신고 횟수가 3번 이상일때 지정된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를 A 등급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마지막 신고를 받았을때 긴급주거 지원이나 관계기관 보호조치를 했었더라면 이런 끔찍한 사고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교제 폭력 모니터링은 피해자의 증언에 의해서만 상황 관리를 하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모두 모니터링 하는 방식이 도입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청장은 "피해자가 보복 두려움 등으로 진술을 상당히 꺼려한다. 가해자 모니터링 제도를 도입하도록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 밖에도 이날 국감 현장에선 조폭 범죄, 딥페이크, 보이스피싱, 외국인 강력범죄, 중심지역 관서제에 따른 치안 공백 우려에 대한 제도 개선 요구도 잇따랐다. 또한 여야 의원들은 부산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비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 문화 점검을 통한 비위 근절과 대책 마련도 함께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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