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과 교류 증진을 위해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지역을 방문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 세일즈 외교를 시작했다.
16일 경기도에 따르면 김 지사는 현지시간 15일 워싱턴에 있는 미주개발은행(IDB) 본사를 찾아 일랑 고우드파잉 IDB 총재를 만났다.
김 지사는 회담 장소에 걸린 액자를 가리키며 "저 티셔츠가 정말 펠레가 싸인한 티셔츠인가?"라고 물었고, 고우드파잉 총재는 "펠레가 IDB에 방문해서 직원들에게 강연을 하고, 남기고 간 선물이다. 굉장히 역사적인 물건이다"고 답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브라질 국적으로,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를 역임한 인사다. '축구황제'를 고리로 해 첫 대면부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김 지사는 "IDB에 방문하게 되어서 굉장히 기쁘다. 굉장히 오랜만에 온 것 같다"면서 경제부총리 시절, 세계은행 근무시절때 IDB와 맺은 인연을 떠올렸다.
특히 고우드파잉 총재의 전임자였던 모레노 전 총재와는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도 만났고 서울에서도 한 번 만났으며, 17년 전엔 IDB의 초청을 받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강연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IDB는 남미와 카리브해 지역의 경제, 사회개발을 위해 1959년 설립됐고, 48개 나라가 회원국이다. 가맹국간 무역확대와 개발정책 협력강화, 개발목적의 공공 및 민간자본 투자촉진, 재원조달이 어려운 민간부문의 투자활동 보완, 융자 및 지급보증을 통한 가용재원 운용 등이 주요사업분야다.
김 지사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지역 국가들의 경제상황을 하나하나 물었으며,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상세히 설명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각국이 차이는 있지만) 데이터 기반으로 봤을 때 브라질이나 멕시코 등이 성장세를 견인하면서 여러 나라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했다.
이어 고우드파잉 총재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한·중남미 비즈서밋(Biz Summit)에 다녀온 경험을 소개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부각했다.
이에 김 지사는 "작년에 한국 오셨을 때 네이버도 가셨다고 들었는데 네이버가 바로 경기도에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로 인구의 27%~28% 정도가 경기도에 살고 있고, 모든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지사는 '경기도-IDB-중남미'를 잇는 삼각 경제협력 구상을 제안했고, IDB 총재 또한 적극 호응했다.
김 지사는 "IDB의 관심 분야 중에 '디지털경제'와 '기후테크'가 있다고 들었는데, 경기도는 반도체, 바이오, 모빌리티, AI와 기후테크 등 여러 산업의 중심지"라면서 "오늘을 계기로 경기도와 IDB 간 협력이, 특히 디지털 경제와 기후테크 분야에서 더욱 강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일랑 고우드파잉 총재는 공감을 표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IDB 역내 및 중남미에서 빠르게 일어나고 있고 특히 기후대응 분야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저희도 주목하고 있는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과의 협력이 굉장히 중요하고, IDB는 지방정부와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이참에 경기도와 IDB 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서 디지털 전환과 기후테크에 관한 협력 논의를 조금 더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청년 교류'도 포함하자는 의견을 냈다.
경기도에서 미국, 영국, 싱가포르, 중국 등 세계 여러 나라의 10개 정도 대학에 청년 봉사단을 보내는 사업을 하고 있는데, 중남미 국가들과도 같이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김 지사가 "실무협의체가 구축된다면 '디지털 전환', '기후테크'와 더불어 '청년교류'를 (3대)어젠다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로서도 굉장히 시작하기 좋은 분야일 것 같다"면서 공감을 표했다.
김 지사와 고우드파잉 총재는 즉석에서 실무대화채널을 지정하기도 했다.
이어 김 지사가 중남미 국가 중 페루와의 사업을 여러가지 소개하자 고우드파잉 총재는 "IDB에서도 여러 도시의 시장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좀 더 '엠비셔스'하게 사업을 구상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호응했다.
그런뒤 "페루 시장단 외에 칠레, 우루과이, 멕시코, 카리브해 국가들의 시장들을 모아서 한국에 한번 방문하면 기술이나 디지털 전환에 대해서도 배우고 한국에 대해서 더 알게 되면 인센티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고, 김 지사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고우드파잉 총재는 김 지사의 방문에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생산적인 대화였다"고 평가했고, 김 지사는 "수원은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관저에서 만찬을 대접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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