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초·중·고교생의 비율이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디지털성범죄 수단이 된 '딥페이크' 기술을 포함한 사이버폭력도 증가세를 보였으며 전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도 11년 새 최고점을 찍었다.
교육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전체 398만 명을 대상으로 4월 15일부터 한 달 간 실시했으며, 전수조사 참여율은 81.7%(325만 명)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학기부터 조사 참여 시점까지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응답한 학생은 2.1%(6만8000명)였다. 피해 응답률과 응답 인원 모두 처음 조사를 시작한 2013년 2.2%(9만4000명)이후 10년 새 최고점을 찍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이 39.4%로 가장 많았고, 신체폭력과 집단따돌림이 각각 15.5%, 사이버폭력이 7.4%, 성폭력 5.9%, 강요 5.7%, 스토킹 5.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성폭력 피해응답률은 2013년 3.3%에서 11년간 2.6%포인트(p) 증가해 조사 이래 가장 높다. 2018년 5.2%까지 치솟았던 피해 응답률을 2년에 걸쳐 3.7%까지 낮췄으나, 코로나 팬데믹 기간동안 성폭력이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가해자들이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장 큰 이유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가 31.5%로 가장 많았다. '상대방이 먼저 나를 괴롭혀서(26.5%)', '상대방과의 오해와 갈등으로(13.4%), '상대방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들어서(11.3%)' 등 학교폭력의 책임을 피하는 피하는 응답이 뒤를 이었으며 '화풀이 또는 스트레스 때문에(6.9%)', '다른 친구나 선·후배가 하니까' 등의 이유도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성윤숙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학교폭력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하며 "특히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일상생활 속 갈등을 교육적으로 해결하고 관계 회복에 주력할 수 있는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영종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점검하고, 다변화되는 학교폭력 양상에 대한 맞춤형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5차 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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