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 시행되는 '제3차 동물복지 종합 계획'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부딪히고 있다. 찬성 측은 쉽게 입양하고 쉽게 버리는 일이 줄어 장기적으로 반려동물 유기 예방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반면, 반대 측은 세금 부담으로 인해 오히려 유기가 급증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려동물법률상담센터장인 이진홍 건국대 교수와 이기재 한국펫산업연합회 회장은 24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두고 찬반 토론을 벌였다.
이 교수는 찬성 이유로 우선 "동물보호센터 운영이나 배변 처리, 사회적 비용이 재정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반려인이기는 하지만 키우지 않는 입장에서는 왜 내 세금을 이런(동물 보호 관리) 데 써야 되냐라고 충분히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걸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내가 필요한 부분들은 좀 더 내겠다는 데 반려인들은 충분히 공감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아무나 키우는 게 아니라 양육에 있어서 책임감 강화라든가 도덕적 행위가 예방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동물 유기 예방 효과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유기동물 발생 원인이 사실 반려동물과 큰 관련이 없다. 유기견 중 80% 이상이 시골 마당에서 경비 목적으로 기르는 믹스견"이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농림식품부의 동물복지 시스템의 유기동물 집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 야생동물이 유기동물에 포함되는 현실이 있는 한 절대 유기동물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반려동물 보유세를 부과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한 해 유기동물이 50만 마리가 나오고 있다. 유기동물이 없는 나라는 세계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도시에서는 13.8%, 농촌에서는 18.8%로서 (반려동물을)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 많이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농촌에서는 어르신들이 여러 마리 키우는 분도 많이 계시는데 이분들이 대부분 취약계층 아니겠나. (보유세 도입 시) 반려동물을 대량으로 버려서 유기동물 아마 천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보유세를 도입을 하게 되면 초기에 잠시는 급격하게 늘겠지만 이게 점차 안정적으로 유기동물이 0으로까지 갈 수 있는 상황까지도 갈 수 있다. 결론적으로는 줄어들 것"이라며 "보유세 정착을 위해서 잠시 겪어야 하는 고통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에서 실제 통계로도 보유세 도입 이후에는 유기동물이 줄었다는 통계 조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안내견이나 특수목적견 그리고 노인 분들이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감세 부분이나 면세 부분도 같이 검토를 해야 한다"고 했다.
조건부 찬성 입장도 있다. 심인섭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유기동물 방지를 위한 여러 가지 예방책들이라든지 현재 생산과 판매, 동물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그런 조건들을 규제한다든지 이런 부분이 전제돼야 된다"며 "보유세를 도입하기 전에 동물등록제의 완전한 정착, 100% 등록률을 끌어올려야 된다"고 했다.
아울러 "정부가 왜 이걸 도입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쓰이게 될지를 명확하게 국민들한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반려동물 보유세가 개식용업 종사자들에 대한 보상금 재원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전하며 "국민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찬성을 하시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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