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에 이어 간호사 등 보건의료 노동자도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전국보건의료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와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의료대란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에 나섰다. 민주당은 다음날 예정된 본회의 전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열 수 있다고 밝히며 국민의힘과의 협상을 통해 간호법 통과 가능성을 열어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27일 국회에서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과 함께 '보건의료 현안 긴급 간담회'를 진행했다.
보건의료노조가 오는 29일 오전 7시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민주당은 의료대란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보건의료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청취했다. 앞서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중인 이 대표가 병상에서 의료대란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하고 그 고집을 전혀 꺾지 않고 있다보니 의료진들이 현장을 떠나고 빈자리를 보건 노동자들이 밤낮없이 일하며 메우고 있다"며 "지금 예고하고 있는 파업의 경우 단순히 임금인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의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회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은 "지금의 상황을 단 한문장으로 요약한다면 '버틸만큼 버텼다'이다. 즉, 번아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력적이고 무책임하며 대책없는 의대정원 증원 추진 결과로 의료 현장은 도미노 붕괴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간호법 등 관련된 법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희선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전공의 사태로 환자가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저희가 불가피하게 파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의 상황이 너무나 절박하기 때문"이라며 "병원 사용자 측은 의료공백 사태 핑계로 무급 휴가·무급 휴직·연차 휴가 사용을 강제하고 있으며, 정부가 6개월 넘도록 의료 정상화를 방치한 채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희생과 헌신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간담회에서 △진료 정상화 및 보건의료노동자 보호 △불법의료 근절 및 PA간호사 업무범위 명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 보건인력 확충 △보건의료분야 주4일제 도입 및 근로시간 단축 △실질임금 손실 보상과 병원 경영 투명성 강화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과 역량 강화 △공익형 민간병원 제도화 등을 제안했다.
박주민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간호법 통과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간사들이 협의하고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담으면 내일이라도 처리해주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 구체적인 협상안을 가져오면 다음날 본회의 전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간호법 제정안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법제화해 이들의 의료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이 골자다. 여야는 그러나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 기준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복지위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도 "쟁점 관련해서 정리하고 구체적인 안이라도 가져온다면 오늘이라도 할 수 있고, 내일 새벽이라도 할 수 있다"면서도 "내용 정리가 먼저"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건의료노조 파업 예고에 대해 "현재 정부와 지자체에서 적극 대응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필수의료 관련 응급실, 중증환자를 차질 없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정책위의장은 "PA간호사법과 보건의료노조 파업을 가능하면 연계시키고 싶진 않은데, 아마 법안소위 논의과정에서 법안의 내용을 조금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으로 입장 정리가 된 것 같다"며 "전체적으로 합의 처리 해야 한다는 데에 대해 이견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간호조무사 학력철폐 문제라든지 이런 부분은 여야가 합의해서 시행령으로 돌리는 방식으로 해서 합의처리할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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