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감사 표시'라면서 무혐의 처리 한 것과 관련해 교직사회에서는 "해마다 실시하는 청렴연수가 앞으로 어떤 의미가 있겠으며 청탁 금지 지침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 셈"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전주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 모 교사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처리 후 교사들은 삼삼오오 모여 "검찰이 '감사 가방'은 괜찮다고 인정했으니 교사들도 '감사 가방'은 받아도 괜찮다는 것 아니겠냐?며 다들 한 마디씩 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교사들은 그런 얘기들을 주고 받다 가도 이번 결정은 정말 형평성에 어긋나는 결정였다"고 말한다면서 "이제까지는 아이들이 귤 한 개를 주려고 해도 그것조차 받기가 어려워 그냥 지나쳤는데 이제는 아이들이 귤 한 개 들고 와서 '날 더우니 선생님 드세요'하면 받아도 되는 거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청탁금지법에 만들어진 이후 해마다 두차례씩 교사들을 상대로 청렴연수가 실시되고 이제는 몸에 벤 상태인데 이번 검찰의 무혐의 처리 결과는 너무나 이질감이 있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일과 똑같은 잣대로 적용한다면 앞으로 "'감사 커피', '감사 가방' 이런 표현을 사용하면서 전하는 것은 다 법에 저촉되지 않게 되고 그렇다면 지금 나와 있는 청탁금지 지침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 부인이니 합당한 일이 되고 지위에 따라 법 적용이 달라진다면 정부가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이번 처리 결과에 대해 현장 교사들은 이질감 뿐 아니라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면서 "그동안에는 커피 한 잔도 어려웠는데 그 비싼 가방을 이렇게 받는 것이 가능하고 죄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음에 일어나는 일들은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지 그런 차원에서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전교조전북지부 최수경 정책실장은 "청탁금지법 때문에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상담 오실 때도 아무것도 들고 오지 말라고 한다"면서 "학교 현장에서는 청렴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데 본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면 정말 이해 안 된다"면서 "검찰이나 용산에서 말이 안 되게 처리를 하는 것 같아서 정말 이게 국민들에게 과연 납득할 수 있는 것인지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선생님들 커뮤니티에서 대화를 나누며 좀 많이 허탈해 하고 있다"고 학교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덕춘 변호사는 "이게 국민들이 납득할 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검찰이 손으로 태양 가린 격"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청탁을 위해 명품백을 주고 받는 순간이 동영상으로 찍혀 있고 국민들이 다 봤는데 그게 범죄가 안 된다는 말은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것이라고 국민들은 평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의 핵심 인물인 최재영 목사는 23일 오전 대검찰청에 '검건희 명품가방 수수 사건'과 관련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소집"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최 목사는 "김건희 여사와 공범 관계인 저의 행위가 직무 관련성이 없다거나 청탁이 아니라는 식으로 검찰이 판단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상식에 반하므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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