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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파행' 논란 1년…'광기어린 공격' 일삼았던 정치인 사과는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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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잼버리파행' 논란 1년…'광기어린 공격' 일삼았던 정치인 사과는 언제나?

전후 뒤바뀐 '가짜뉴스' 양산해 전북도민에 큰 상처…사실관계 바로잡혀도 '침묵'

지난해 8월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막을 내린 직후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였던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전북도가 2023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핑계로 새만금 관련 SOC 예산을 빼 먹기에 집중했다"고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예산을 합치면 11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술 더 떠서 "전북도와 지역 정치인들은 '국제공항이 없는 잼버리는 세계적 망신'이라고 주장하며 새만금국제공항 건설을 추진했고 예타(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면서까지 건설을 추진했는데 총 사업비 8000억 원에 해당하는 공항은 잼버리 당시까지 들어서지 않고 있다"며 "잼버리와 공항이 전혀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송 의원은 또 "새만금 전주 간 고속도로를 비롯해 새만금 내부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새만금신항만,새만금인입철도, 새만금지역간 연결도로까지 모두 싸잡아 잼버리와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데 잼버리를 핑계로 예산을 받아 갔고 그 금액은 11조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또 "이같은 국민혈세를 잼버리조직위 직원들이 외유성 출장을 반복하고 상관관계도 없는 SOC건설을 늘리고 궁극적으로 대회준비는 완전한 부실로 총체적 난국으로 만들었다"고 말했고 이를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 쓰면서 전북도와 전북도민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송언석 의원은 국민의힘 서진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호남동행의원의 일원이고 명예전북도민증을 수여받은 전주시 동행의원이기도 하다.

이 뿐 아니다.

당시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도 지난해 8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북도는 잼버리를 핑계로 지역 SOC사업 예산을 더 빨리 더 많이 끌어 가는 데만 힘을 쏟았고 그러니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전북도가 잼버리를 핑계로 SOC 사업으로 끌어간 예산이 무려 11조 원에 육박한다"며 송 의원과 같은 맥락의 공세를 폈다.

당시 국민의힘 강사빈 부대변인도 같은 달 19일 논평을 통해 "더불어민주당과 전북도가 대가를 치르고 반성하는 것이 국가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면서 "사회간접자본 사업 예산 강탈에 혈안이 돼서 1171억 원이라는 혈세가 투입된 행사가 파행됐다면 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그러면서 "잼버리대회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중앙정부의 피나는 노력(?)이 무색하게도 전북도는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잼버리대회 파행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 까지 말하면서 전북도에게 책임을 떠 넘겼다.

이같은 여당 정치인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정부 자료가 발표됐다.

국토교통부가 최근에 발표한 '새만금 SOC사업 적정성 검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새만금 SOC사업에 대한 구상은 '새만금잼버리대회'가 논의되기도 훨씬 전인 2008년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하는 것으로 방향 전환이 이뤄지면서 '새만금내부토지개발 기본구상 변경(안)'이 마련된 후 부터라 명시하고 있다.

이 시기에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방향성은 2007년 대통령 선거에서 새만금을 '동북아경제중심지'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구체적으로 추진될 수 있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니까 송 의원을 비롯한 여당의원들이 주장한 "새만금의 모든 SOC가 잼버리대회를 핑계로 추진된 것이 아니라 그 훨씬 전인 2008년 새만금의 개발 목표가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전환되면서 이를 위해 필요한 기반시설로서 항만과 공항 등 기반 시설 구축 필요성이 본격화됐다"는 것이 정부 공식 입장인 것이다.

특히 '새만금 내부토지개발 기본 구상 변경(2008년)의 후속 조치로 2010년 1월에 수립된 '새만금 내부개발 기본구상 및 종합실천계획'에서는 신항만, 철도, 지역간 연결도로 계획이 제시됐다.

신공항은 2010년 당시에는 군산공항 확장차원에서 논의됐으나 2011년 새만금 MP계획 내용을 설명한 국무조정실에서 "새만금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접근성 향상이 요구되며 특히 대 중국 인력, 관광, 물류의 거점공항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2014년 새만금기본계획으로 '새만금 동북아 입지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공항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이 눈에 띤다.

이처럼 새만금국제공항 계획이 포함된 것은 2021년 새만금기본계획으로 '2019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사업 포함 및 예타면제에 따라 반영된 사업'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인근의 군산공항은 미군공항에 따른 보안문제 등으로 인해 민항기를 취항하기 위한 시설확충이나 국제선 취항이 곤란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만금국제공항 신설이 추진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송 의원을 비롯한 일부 여당의원들의 이같은 사실관계가 부정확한 주장은 언론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언론은 당시 <(새만금)공항·항만·도로 예산만 11조…잼버리 행사보다 '잿밥'에 눈 먼 지자체> <송언석 '잼버리 핑계로 SOC 예산 11조 빼먹어'…예산 검증 예고> <與 송언석 '전북도, 잼버리 핑계 SOC 예산 11조 받아가'>라는 제목으로 송 의원의 주장을 사실화 하면서 잼버리대회의 파행 책임이 마치 막대한 국가 예산을 빼 먹고도 부실한 대회로 만든 전북도에 있는 것처럼 몰아갔다.

또 한 언론은 <지자체(전북도) 사회간접자본(SOC) ‘잿밥’에만 관심>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한 지방정부는 행사 자체의 성공보다는 이를 핑계로 지역 민원 사업의 예산을 타내려고 한 게 아니냐는 논란을 샀다"고 기정사실화하기도 했다.

앞뒤, 선후가 바뀐 '가짜뉴스'가 분명했지만 감사원은 파행의 책임을 가리겠다면서 대대적인 감사에 들어 갔고 정부여당은 잼버리대회 파행의 책임이 마치 전북에만 있는 것 마냥 잼버리대회가 종료된 지 3주가 채 지나지 않았던 지난해 8월 말에 '속전속결'로 2024년도 새만금 주요SOC예산을 무려 5100억 원 이상 삭감해버리는 사상 유례가 없는 예산폭거를 자행했다.

같은 해 9월 8일 대정부질문에 나선 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전북의 중요 현안인 새만금 SOC예산 삭감은 잼버리 대회 파행 책임을 전북도에 전가하기 위한 보복성 위법 삭감이자 예산독재"라고 맞섰지만 돌아온 답변은 한덕수 총리의 "새만금의 빅피처를 다시 그리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었다.

그 후 전북도민과 지역 정치권의 총 궐기와 거센 반발로 연말 여야 예산 합의에 의해 삭감된 예산의 60% 수준만 겨우 복원되기는 했지만 그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겪게 된 전북도민의 실추된 명예와 상처 받은 자존심은 누가 치유해줄 것이며 33년을 끌어왔던 새만금 사업이 또 한번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되면서 겪게 된 지난 1년 여 간의 경제적, 물리적 손실은 누구의 책임으로 돌려야 할까.

새만금사업은 1981년 11월 새만금 종합개발사업 기본계획이 발표되면서 시작됐고 2007년 12월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됐으며 2012년 11월에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으로 보완된 '국토균형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된 '국책사업'이다.

현재 국회에는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의 주도로 지난해 8월에 열렸던 새만금세계잼버리대회 관리 실패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발의돼 있다.

▲새만금국제공항 조감도 ⓒ전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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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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