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등장 이후 주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에는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현장에 많은 매체가 해당 상황을 기록하고 있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11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본인 계정에서 지난 7일 해리스 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메트로폴리탄 웨인 카운티 공항에 도착했을 때 그를 환영했던 수천 명의 시민들 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게재하며,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가짜 이미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해당 사진에 대해 "이것 봐라, 가짜 '군중'이다.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며 "그(해리스)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 그를 기다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군중'은 1만 명처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가 공항에서 사기를 쳤다는 사실을 알아챈 사람이 있나? 비행기에는 아무도 없었고, 수많은 추종자들을 보여줬지만 그들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의 연설에서도 가짜 '군중'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이 민주당이 부정행위로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이다. 이들은 투표함에서 훨씬 더 나쁜 행위를 한다"며 지난 2020년 대통령선거에서 일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장했던 부정선거 의혹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선거 개입이기 때문에 그는 (출마) 자격이 박탈되어야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무엇이든 부정행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해리스 선거 캠프 측은 <포브스>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진은 선거캠프 직원이 촬영했으며 어떠한 AI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선거본부는 X의 계정을 통해 "이는 미시간주에서 해리스와 월즈(부통령 후보)를 위해 모인 1만 5000명 군중의 실제 사진"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주일 넘게 여전히 경합주에서 선거 유세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에너지가 부족한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를 포함해 해리스 부통령의 유세에 모인 군중은 <뉴욕타임스>를 포함해 수천 명의 사람들과 매체들에 의해 목격됐으며, 선거캠프에서 주장한 참석자의 수는 현장에서 본 것과 일치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같이 무리한 주장을 하는 데에는 판세 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6월 27일 바이든 대통령과 토론에서 승기를 잡은 이후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총격을 받으며 승리를 사실상 확정지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7월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에서 사퇴한 뒤 해리스 부통령이 공식 후보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선거 출마 선언 이후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많은 후원금을 모았고 지지율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미 전국 및 경합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11일 <뉴욕타임스>는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 5~9일 미시간주 등록유권자 619명, 위스콘신주 등록유권자 661명, 펜실베이니아주 등록유권자 6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50%의 지지를 얻어 46% 지지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섰다고 전했다.
조사가 이뤄진 세 곳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대표적 경합주로 꼽히는 지역으로 중요한 승부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가 미시간주 ±4.8%포인트, 위스콘신주 ±4.3%포인트, 펜실베이니아주 ±4.2%포인트인 상황에서 4% 차이가 난 것을 두고 해리스의 상승세가 실제 조사에 반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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