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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구영배에 "국민이 현금인출기냐", "폰지사기"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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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여야, 구영배에 "국민이 현금인출기냐", "폰지사기" 맹비난

1조 피해에 "가용자금 800억"이라는 구영배…국회 정무위 "돈 갚을 의지 있나"

국회 정무위원회 위메프·티몬 미정산 사태(티메프 사태) 현안질의에서, 여야 국회의원들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이라고 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를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고의부도, 폰지사기 가능성이 있다"(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 "국민들을 현금인출기로 만들려 했다"(국민의힘 김재섭 의원) 등 지적이 쏟아지는 가운데 구 대표는 '약간만 도와주시면 피해복구가 가능'하다고 긴급회생 신청 취지를 밝혀 더더욱 의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30일 오후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열린 티메프 사태 현안질의에는 구 대표를 포함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가 함께 출석했다. 정무위원들은 초반부터 여야를 가리지 않고 한목소리로 이들을 질타했다. △큐텐의 위시 인수자금 2300억 원이 미정산금과 관련이 있는지 △현재 큐텐과 구 대표에게 미정산금 사태 해결 의지 및 능력이 있는지 △구 대표의 긴급회생 신청은 고의적인 책임회피가 아닌지 등 다양한 질의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그래서 지금 돈(판매대금)은 어디있나'였다.

다만 돈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정 의원이 "지금 판매대금 있지 않나, 크게는 1조 원까지 해당된다고 하는데 그거 지금 받은 거 어디에 있나"라고 묻자, 구 대표는 "제가 알기로는 지금 현재 회사에 자본이 남아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이 "결국 위시플러스 인수자금이라든지 큐익스프레스를 키우기 위해서 회사자금을 이용했다는 의혹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는 걸로 해석해도 되겠나", "고객들한테는 카드사 통해서 2~3일 안에 결제를 받고 정산주기는 40~80일까지 늦추면서 그 기간 동안에 돈을 유용한 것 아닌가"라고 재차 묻자, 구 대표는 "그건 사실이 아니다", "저희가 티몬을 인수했을 때부터 구조적으로 (손해가) 누적되고 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류광진 티몬 대표를 향해서도 "큐텐에서 조직적으로 자금을 돌려막기 위해서 티몬의 에스크로를 활용 했다는 의혹이 있는 상황"이라며 "큐텐그룹에 있는 타 기업의 자금을 티몬에 지금 예치하고 있는 게 있느냐"고 수차례 물었는데, 류 대표는 이에 "(타 기업 자금 예치가) 일부 있다"면서도 자금 돌려막기 의혹에 대해선 "티몬엔 재무조직이 없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재무조직이 없어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 민병덕 의원도 구 대표를 겨냥 같은 의혹을 제기, 지난 4월 큐텐의 위시 인수금액 2300억 원을 두고 "판매대금, 정산해 줘야 될 판매대금, 한 달이든 두 달 뒤에 줘야 될 판매대금. 이 돈 가지고 미국에 있는 회사 현금으로 주고 산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구 대표는 재차 "그렇게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그것이 판매자의 정산대금 지연으로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을 겨냥 "핵심은 지금 사라진 이 1조 원의 행방을 찾는 것"이라며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어쨌든 규텐 측에 가용한 자금이라든가 혹여 외부로 유용된 자금이 있는지 여부 내지는 그 규모 등을 파악해서 그 책임 재산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동감을 표했다. 이 원장은 2020년, 2022년부터 이미 자본잠식에 빠진 위메프·티몬의 상황에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데 대해선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구 대표는 이날 사태 해결을 위한 큐텐의 자금 동원력과 관련 "우리가 최대한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은 800억인데 바로 이 (미정산금) 부분으로 투입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고 말해 위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티메프 사태의 피해액은 최대 1조 원 가까이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윤한홍 위원장은 구 대표의 해당 발언을 듣고 "1조 원 가까이 피해가 있는데 그걸 (갚을 수 있는 건) 800억 원 밖에 없고, 그것도 지금 당장 쓸 수도 없다, 지금 그런 뜻인가"라고 질책했다.

앞서 긴급회생을 신청한 구 대표는 본인이 가진 큐텐 지분 38%까지 총동원하겠다며 "약간만 도와주시면 다시 정상화시키고 해결하고 반드시 피해 복구 를 완전히 할 수 있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날 선 지적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은 "본인의 큐텐그룹 지분과 사재를 털어서 변제를 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불과 6시간 뒤에 긴급회생 신청을 했다"며 "긴급회생 신청은 미정산금 상환 자체가 중단이 되는 그런 프로세스를 거치게 돼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긴급회생 신청 자체가 의도적인 책임회피 행위"라며 "지금 누가 티몬, 위메프 서비스를 다시 이용하려고 하겠나. 회생 신청했지만 회생할 수가 없다. 이 신청을 했기 때문에 더욱더 회생할 수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그러면 다음 절차는 만약에 파산으로 간다? 그러면 정산지원금, 미정산금 상환 자체 가 원천 차단된다"고도 했다. 결국 정산금 변제 의지 없이 "고의적으로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긴급회생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현정 의원 또한 "본인의 주식을 팔거나 또는 담보를 해서 수습하겠다라고 한 지 몇 시간 지나서 법정관리 신청했다. 이 내용이 진짜 진정성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오히려 시간 끌기 하고 채무불이행을 하겠다라고 선언한 것 아니냐. 그래서 저는 고의부도, 폰지사기의 의혹이 대단히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구 대표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극구 부인했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구 대표에게 "현금이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른바 '사라진 1조 원'이 "(구 대표의) 거짓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티몬이 올해 판매자들과의 합의도 없이 판매금액을 대폭 할인, 많게는 수십 배까지 매출이 늘었는데 판매자들은 이 대금을 받지 못한 점 △역시 20% 유보금 정책 등을 통해 판매자들의 돈을 티몬 플랫폼에 묶어 놓았던 점 등을 들어 "최소한의 돈이 티몬에는 갇혀있다고 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다만 구 대표는 돈의 행방과 관련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큐텐 대표로서 티몬 등 산하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는 데엔 동의했으면서도 "실질적인 지배를 한다고 해서... (돈의 행방을 알 순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본인이 직접 티몬 등 큐텐의 PG사에서 결제한 내역을 제시하며 "(지금도 결제가 되고 있는데) 납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나. 저는 구 회장이 티몬이라는 회사를 통해서 우리 국민들로 하여금 현금인출기로 만들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고 구 대표를 맹비난했다.

한편 구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책임회피성 발언을 한다는 여야 의원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구 대표는 민 의원이 '티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구영배 구속영장, 수갑 등을 보내왔다'는 지적을 하며 "(정산금) 돈 어디 있나" 묻자 "사죄드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그분들 못지 않게 제 인생의 모든 걸 바쳐서 진짜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고 말했는데, 이에 민 의원은 "그래서 그 정산해야 될 돈이 어디 있나", "그러니까 (피해자들이) 이걸 (구속영장 등) 보내온다. 사기치고 도망칠까봐"라고 구 대표를 질책했다.

구 대표는 또 자신의 책임을 추궁하는 김재섭 의원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그룹의 CEO로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기본적으로 시장을 키워줘야 된다, 그리고 그걸 통해서 사실은 판매자들이 좀 더 커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된다, 사실 그 부분이 제 나름대로 시나리오"라고 말해, 윤 위원장으로부터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닌 것 같다"는 제지를 받기도 했다.

위원장의 제지에 구 대표는 "죄송하다"면서도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이 그림이 왜 이러한가 근본원인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고 항변했지만, 윤 위원장은 "그만하라"고 질책했다.

▲30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에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준석 전자지급결제협회 회장, 류화현 위메프 대표, 류광진 티몬 대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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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몰랐던 말들을 듣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조금이라도 덜 비겁하고, 조금이라도 더 늠름한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현상을 넘어 맥락을 찾겠습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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