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각 업종으로 널리 확산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25일 긴급 현장점검에 나섰다.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후 이번 사태에 관해 "검사 인력 6명으로 구성된 검사반을 구성해 현장 점검 중"이라며 "업체가 보고한 숫자가 적정한지, 구체적인 실재성 등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금융거래법상 선불충전금은 별도 관리하게 돼 있는데 잘 확인됐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관련 법령은 9월부터 시행 예정"이라면서도 "(시행 전이지만) 이전에는 지도 형태로 관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부분은 소비자 피해가 더 크게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몬·위메프 모회사인 큐텐의 정산 지연은 1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금감원 점검이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원장은 "2022년 6월부터 이커머스 업계 경쟁이 심화해 (큐텐의) 자본비율이 나빠져서 당시부터 재무 상황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개선협약을 맺어 관리해 왔다"고 밝혔다.
또 "현재 문제가 되는 입점업체 정산 지연 문제는 이번 달부터 구체적으로 관리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 우려가 커진 이번 사태를 두고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께 부담을 드리고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상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를 위해 정확한 피해자 규모 등을 추산하고자 이날 티몬과 위메프 본사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집단분쟁조정은 50명 이상 소비자가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로 인해 피해를 입었을 때 소비자단체나 행정부처 등이 소비자 대신 분쟁조정위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1372 소비자상담센터가 티몬과 위메트 관련 피해를 상담한 건수는 지난 23일과 24일 이틀간 1500건이 넘는다. 이는 입점업체 피해 건수와 별도다.
정산 지연 사태가 길어지면서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여행업체를 넘어 전 분야로 널리 확산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에 입점한 여행사를 통해 판매된 해외여행 상품이 정산을 받지 못하면서 입점업체가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그에 따라 상품을 결제한 소비자 피해까지 커지고 있다.
입점 여행사들은 기존 결제를 취소 및 환불 신청한 후 자사에 재결제해야만 여행 출발이 가능하다는 방침을 세워 사실상 상당수 소비자는 여행을 취소하게 됐다. 현 상황에서 티몬이나 위메프에서 환불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티켓을 판매한 공연업계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월드디제이페스티벌(월디페)을 주최하는 비이피씨탄젠트는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 "저희도 이번 위메프 티몬 사태를 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고객 문의가 많이 왔으나 "내용 파악이 안 돼 제대로 된 응대조차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메프와 티몬에서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은 저희가 티켓대금을 못 받더라도 저희 페스티벌의 티켓을 보내 드리겠다"고 밝혔다.
월디페는 지난 16일부터 위메프에서 '2025 월디페' 슈퍼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중소 판매자 상당수는 당장 심각한 자금난에 처하게 됐다. 이커머스 업체 대금 지급 불능 사태가 중소상공인 피해로 번지고 이 위험은 금융권으로까지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커머스 거래 특성으로 인해 이들 입점업체가 정산받지 못한 대금은 5월 판매분이다. 현 상황을 고려하면 6, 7월 판매대금 정산 여부도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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