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덤협회·업소 공모해 도박장 운영...협회장은 아마추어 바둑기사 출신

부산경찰, 3명 구속·156명 불구속 송치...연예인 내세워 홍보해 회원사 모집

홀덤 협회와 업소가 공모해 불법 환전하는 수법으로 도박장을 운영해온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검거됐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도박장소개설,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협회장 A(45) 씨 등 3명을 구속 송치하고 운영진 156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전국 52곳의 홀덤 업소와 공모해 손님들 상대로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한 인기 드라마에서 바둑 개인지도까지 했던 유명 아마추어 6단 경력 보유자로 자신의 이력을 이용해 홀덤협회를 설립했다.

당시 A 씨는 카지노 게임인 홀덤이 마인드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는 바둑처럼 대중화가 필요하다며 서울시로부터 비영리 체육법인 설립을 허가받았다.

이후 전국 각지의 홀덤 업소를 상대로 연예인 이름을 내세워 홍보하며 154곳의 회원사를 모집했고 이 중 52곳의 홀덥 업소와 짜고 매일 도박판을 벌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A 씨는 해당 업소에서 손님들이 게임 참가비로 냈던 64억원 상당의 도박 자금을 기부금 명목으로 입금받아 소정의 수수료를 공제하고 손님들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불법 환전소 역할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A 씨와 공모한 52곳의 홀덤 업소 업주들은 협회 소속으로 등록되어 있다며 안심시키며 수사 기관의 단속도 피할수 있다고 홍보해 손님들을 끌어모았다. 도박에 참가한 손님들만 수만명으로 1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경찰은 범죄 수익금 일부를 기소전 추징보전 신청, 현재까지 15억원 상당을 확보하고 서울시에는 해당 홀덤협회에 대한 체육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요청해 지난달 28일자로 폐쇄조치했다. 이승주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2팀장은 "나머지 회원사와 협회로부터 돈을 송금받은 도박 참가자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 부산진구에 소재한 홀덤펍 게임 영상. ⓒ부산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