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안 치는 건 간첩과 어디?"…국민의힘 망언에 전북 정치권 '발끈'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사회자들이 박수를 치지 않는 것은 간첩 아니면 전북에서 온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 전북지역 정치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 정의당 의원들은 24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몰상식과 천박함의 극치 보여준 국민의힘의 '전북 간첩 망언'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23일 치러진 전당대회 과정에서 사회자들이 박수를 치지 않는 사람은 간첩 아니면, 전북이라고 발언해 큰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진보당, 정의당 소속 도의원들이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전북비하망언'과 관련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

도의원들은 이같은 사태에 대해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놀라움과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며 "평소 전북을 서슴없이 비하해도 된다는 천박한 사고와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을 타자화해서 고립시키려는 집단적이고 정치적인 기획이 하나의 당연한 규범처럼 자리하고 있었고 이것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참을 수 없는 배설로 내뱉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원들은 이어 "지난 50년 전북의 현대사는 차별과 소외로 얼룩져 있는 비극의 역사였고 아직도 그 올가미는 전북특별자치도민들을 옥죄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배제와 차별, 누락, 무관심, 방치 등과 같은 온갖 부정적 딱지를 붙여온 것이다"며 "그런데 이제는 그것도 양에 차지 않는 것인지, 전북에 간첩 딱지를 붙이기에 이르렀다"고 통탄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도중 문제의 발언 부분. ⓒJTBC뉴스화면 갈무리

전북도의원들은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망언이 전당대회를 진행하는 사회자 입에서 튀어나온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자의 우발적 실수라며 꼬리 자르기를 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전북을 간첩으로 매도한 정치적 망발에 대해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북특별자치도민 앞에서 머리 숙여 속죄하는 마음으로 하루 빨리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오욕으로 점철된 전북 비하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도의원들은 "만약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전북특별자치도의회는 도민들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에 서려 있는 저항과 혁명의 DNA로 거도적인 투쟁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고 엄중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