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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인다고 다 되는 건 아냐"…박영태 남원관광협회장의 '열정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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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들인다고 다 되는 건 아냐"…박영태 남원관광협회장의 '열정과 공감'

남원시관광협의회 '리플러스'추진단 월광포차 성공기③

'월광포차'는 올해 전북 남원에서 열린 제94회 춘향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남원시가 ㈜더본코리아와 협업을 통해 '맛은 끌어올리고 가격은 내리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며 전국적인 이목을 모았다.

1990년대 감성으로 3040세대들의 열광을 불러온 전북 남원시의 '월광포차'의 성공에는 지역 청년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열정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사회봉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난관을 극복하는데 박영태 남원시관광협의회 위원장(72)의 역할도 지대했다.

▲박영태 남원시관광협의회 위원장ⓒ프레시안

박 위원장의 지역사회 봉사활동 경력은 꽤 오래되어 차고 넘친다. 그의 이력서에는 그동안 역임한 회장과 단장, 위원장의 직함만도 20여개에 이른다. 박 위원장이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나선 것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30대 시절의 박 위원장은 남원용성로타리클럽의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얻었다.

이후 1990년에는 남원의 오작교클럽을 결성해 초대 회장이 되었으며 여세를 몰아 2000년에는 남원사회봉사단체협의회 회장으로 1년간 봉사하게 된다.

이 때 박 위원장은 조손(祖孫)가정의 아이들이 방학 때면 점심을 굶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해결방안을 고심했다.

기초생활수급가정의 경우에는 학기중에는 물론이고 방학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조부모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의 경우에는 점심이 문제가 됐다.

▲박영태 남원시관광협의회 위원장ⓒ프레시안

박 위원장은 상가를 돌며 상인들에게 '십시일반'을 호소했다. 상인들도 그의 뜻에 동조해 쌀을 내놓거나 작은 금액을 보탰다.

박 위원장은 지역 정보지와 손을 잡고 작은 물품이나마 정성을 보탠 상인들을 신문의 맨 뒤에 실었다. 의외로 반응이 좋았고 그가 회장으로 재임한 1년여간 꾸준히 이를 실천해 백 수십명의 아이들에게 10㎏의 쌀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의 과감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일화는 그가 지금도 '가장 보람이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회고하는 남원시 방범연합회장 재임시절(2001~2005년)의 이야기다.

방범대의 순찰차량이 귀했던 시절 박 위원장은 지역의 23개 읍면동 출신 출향인사들을 하나하나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이야기를 들은 성공한 향우들은 경쟁적으로 차량을 지원했고 결국 이 차량은 마을 방범순찰 때는 물론이고 크고작은 행사에 질서유지 보조활동에 나서 남원의 방범연합회를 전국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회비나 예산을 들여서 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40여년간 여러 단체에서 활동하다 보니 경험과 인맥이 쌓여 돈을 들이지 않더라고 지역을 바꿀 수 있는 일들이 보이더군요."

▲박영태 남원시관광협의회 위원장ⓒ프레시안

박 위원장은 올해 남원시관광발전협의회 위원장에 취임하면서 협의회의 지난 20여년 활동을 돌아보고 남원 관광의 현실을 정확히 짚고자 했다.

"관광객들이 남원에 머무는 시간은 고작 30분에서 1시간이 될까요? 체험도, 경관도, 정작 돈을 쓰고자 해도 쓸 곳이 없는 남원 관광의 현실이 암담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더본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춘향제의 큰 성공을 거둔 뒤 그 효과를 축제가 열렸던 단지 며칠로만 국한시키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관광객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청년들을 독려해 SNS에 알리도록 하고 지역신문과 방송에도 홍보에 나섰다. 광한루원 관광자원에 야간조명을 달고 포차 주변의 청결에도 힘을 기울였다.

'월광포차'가 매주 토요일에 열린다는 소식에 주변상인들은 초창기에 기를 쓰며 반대했다. 박 위원장은 반대하는 상인 15명을 불러 하나하나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상인들에게 '상생'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미미하겠지만 관광객들이 흘러들어 지역에 머물면서 점차 그 효과가 퍼져나갈 것이라고 설득했다.

"작은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더군요.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서로 나누며 교류하고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전북 남원시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에서 밤 사이에 열리는 월광포차ⓒ

그의 호소는 상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반신반의했던 효과는 실제 상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자 상인들의 태도는 전과 달라졌다.

박영태 위원장의 도전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월광포차로 남원을 찾는 발길과 입소문이 꾸준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월광포차는 남원시와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님의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성공 스토리입니다. 초창기 청년들이 세웠지만 그것을 키운 것은 시민과 관광객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남은 것은 더 잘 할 수 있도록 청년들에게 용기를 불어 넣어주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보다 편안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남원의 관광을 즐기는 것입니다. 제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목표이자 이유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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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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