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 전에 이란에서 암살 시도가 있었다는 미국 방송 CNN의 보도에 대해 이란 정부 측은 국제법적 절차를 준수하고 있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6일(이하 현지시각) CNN은 이란 외무장관 대행인 알리 바게리-카니 외무차관과 인터뷰를 가졌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CNN에서 방영되는 <파리드 자카리아 GPS>의 진행자 자카리아는 카니 차관에게 이란 측의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의혹을 언급하며, 트럼프 집권 시절인 지난 2020년 1월 미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에 대한 보복이냐고 물었다.
카니 차관은 이에 대해 "솔레이마니 장군을 암살한 가해자를 사법 처리하기 위해 국내 및 국제적 차원에서 법적 절차와 틀에 의존할 것이라고 명시적으로 말씀드렸다"며 이란 당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복 차원에서 암살하려는 첩보가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 절차에 따라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에 대응할 것이라면서 "지금까지 우리는 그렇게 해왔고 이는 우리의 권리"라며 "미국은 공개적으로 이란군의 고위 지휘관을 암살했다고 말해 왔다. 따라서 이 문제를 계속 가져가는 것은 우리의 정당한 권리이며, 사건에서 기소된 사람들은 정당한 법정에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방송은 이날 미국 당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이 있기 몇 주 전부터 이란의 암살 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경호 수준을 높였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이 문제에 대해 브리핑을 받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미국 당국이 인적 정보 자원을 통해 이러한 첩보 내용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이후 비밀경호국(Secret Service)은 경호 수준을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방송은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펜실베이니아 유세 현장에서 총격을 가한 용의자와 해당 첩보의 연관성으로 보이는 징후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은 이란으로부터 암살 첩보가 있었고 경호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13일 유세 당시 총격 사건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던 것이냐며, 경호 공백이 생긴 것에 대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에이드리언 왓슨 대변인은 이날 "여러 차례 말했듯이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에 대한 이란의 위협을 수년 동안 추적해 왔다"며 "이러한 위협은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를 복수하려는 이란의 열망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이를 국가 및 국토 안보 문제의 최우선 순위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미 공영방송 NPR이 전했다.
다만 NPR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총격범과 국내외 공모자 간에 어떠한 연관성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지난 2020년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에서 암살당했다. 이후 이란은 '순교자 솔레이마니'라는 작전명으로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공군 기지 등에 수십 발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 공격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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