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검사 4명 탄핵소추안에 일부 기권표를 던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이 원내부대표직에서 자진사퇴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곽 의원이 원내대표단에서 빠지고 당에서 주의를 주는 정도로 일단락 됐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곽 의원은 잘못이 없는데 왜 주의를 주느냐"는 비판 의견도 나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정책조정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곽상언 의원과 관련해서 당의 입장이 정리가 됐다"며 "당론 표결 과정에서 본의와 다르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서 원내부대표단에서 자진 사퇴하면서 일단락을 맺고자 했다"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당론 표결 과정에서 본의와 다르게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원내부대표단에서 자진사퇴하면서 일단락을 맺고자 했다"며 "당론의 중요성은 역시 곽 의원 주지하고 있고,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한 인지가 부족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론 및 당의 노선에 대한 충정은 확인했고 특별한 이견이나 개인 의견이 있어서가 아니라, 인지가 덜 됐다는 부분"이라며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는 게 서로 확인돼서 원내대표단에서 빠지고 당에서 주의를 주는 정도로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곽 의원 앞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박 검사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내용을 보면 '술에 취해 검찰청 민원실에 대변을 봤다'는 등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 있었고, 박 검사는 이같은 주장을 한 민주당 의원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곽 의원은 당시 입장문에서 "제안 설명만 듣고 탄핵 찬반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강성 지지층들은 곽 의원의 지역사무소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여는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다. 곽 의원은 서울 종로구에 지역구를 둔 변호사 출신 초선 의원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다. 이재명 전 대표 팬카페에는 곽 의원을 겨냥해 "장인께서 왜 부엉이바위에 올라가셨는지 곱씹으며 의원 활동을 하라"는 극언에 가까운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곽 의원이 원내부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에 대해 지도부의 만류 움직임은 없었냐는 질문에 강 원내대변인은 "본인이 원내대표단이었기 때문에 좀 더 정확한 인지가 필요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면에서 부족했다는 점, 일종의 부족함을 시인했다고 할 수 있겠다"며 "당에서도 사퇴를 권하거나 한 게 아니라 주의를 표하는 정도로 일단락 됐고 여기서 이 문제는 갈음하기로 했다"고만 했다.
곽 의원의 지역사무소에서 당원들의 규탄 집회가 있었다는 질문에 강 원내대변인은 "그건 제가 잘 모르는 내용이라 대답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도 전날 저녁 브리핑을 통해 "곽 의원이 당론 표결 과정에서 본의와 달리 물의를 빚은 것에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하며 원내부대표단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오늘 밝혔다"며 "원내지도부는 당론의 엄중함과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충분히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곽 의원의 당직 사퇴와 지도부의 주의 조치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헌법기관으로서의 의원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도권 중진 의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당에 대한 '충정'을 확인했다거나 '인지 부족'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사안마다 견해가 다른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은 이해하고 불문에 붙여야 하는 것이지 왜 주의를 주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곽 의원의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런 부분이 민주당의 비민주성을 보여준다. 이 정도의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할 것이 아니다", "바람직하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탄핵안은 무기명 비밀투표이고, 이건 탄핵을 의결한 게 아니"라며 "탄핵안을 법사위에 넘길지 말지에 대한 이야기여서 당론 위반의 단계로 볼 의견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두관 전 의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곽 의원의 선택 또한 존중해야 한다"며 "'당을 떠나라'고 공격이 자행되는 이런 작금의 모습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정신을 이어오고 있고, 국민의힘과 우리 당이 다른 것이 다양성과 역동성"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다양성이 실종된 상태다. 반대 의견은 용납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은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틀렸다'고 규정하고 '수박 논쟁'을 하는 것이 홍위병들 같은 느낌이 들고 우리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양성과 역동성이 우리 당의 생명인데 다양성을 부정하고 어떻게 다수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서 수권정당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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