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회 총선거 결선 에서 좌파 연합이 극우의 1당을 저지했다. 유럽 내에서 불던 극우 바람을 프랑스의 이른바 '공화주의자 전선(Republican Front)'이 막아낸 셈이다.
7일(이하 현지시각)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이후 8일 오전까지 집계 결과, 좌파 연합인 신민중전선이 전체 의석 577석 중 182석을 차지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가 보도했다.
이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소속 정당인 르네상스를 중심으로 한 범여권 정당 앙상블이 168석으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 1일 1차 투표에서 1위에 올랐던 극우세력인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이러한 결과는 출구조사 때도 예견됐다. 7일 투표 이후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프랑스 방송인 프랑스 텔레비지옹, 라디오 프랑스, 프랑스 24 등이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신민중전선이 177~192석을 얻으며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다.
이어 앙상블이 152~158석, 국민연합이 138~145석, 우파인 공화당이 63~67석 등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1차 투표에서 1위에 오르며 단독 과반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던 국민연합은 결국 3위라는 성적을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 당시 국민연합은 33.35% 득표율을 기록해 28.28%를 기록한 신민중전선, 21.79%를 득표한 앙상블에 앞서 있었다.
이같은 투표 결과를 두고 극우세력의 집권만은 막아야 한다는 프랑스의 이른바 '공화주의자 전선' 결집이 대거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연합 마린 르펜의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2위로 결선에 진출하자 좌파인 사회당을 비롯해 극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지자들이 우파 공화당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며 극우 집권을 막은 바 있다.
실제 지난 1일 1차 투표 이후 공화주의자 전선이 발동되기 시작했다. 신문에 따르면 국민연합과 일대일 대결을 만들기 위해 신민중전선에서 134명, 범여권에서 82명이 후보에서 사퇴했다.
그에 따라 국민연합과 신민중전선, 앙상블 등 3자 대결이 예상되던 지역구가 기존 306곳에서 89곳으로 약 4분의 3이 줄어들었고, 대신 국민연합과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된 곳은 190곳에서 400곳으로 두 배 증가했다.
투표율도 예년에 비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잠정 집계된 투표율이 66.71%라고 전했는데, 이는 직전 선거인 2022년 총선 결선 투표인 46.2%에 비해 약 20% 높아진 수치로, 1997년 총선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이번 선거에서 어느 당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하면서 대통령과 총리가 다른 이른바 '동거 정부'가 현실화 된 가운데 신민중전선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이후 기자회견에서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하게 거부했다"며 "대통령은 신민중정선에 국가 운영을 요청해야 한다"고 밝혀 정부 운영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의 전체 모습이 나온 이후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는 "내일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며 총리 사퇴 의사를 보였다. 교육부 장관이었던 아탈 총리는 올해 1월 프랑스 5공화국 최연소 총리로 발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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