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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두고 진실공방…군 당국 "북한, 사진 조작해 기만했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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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사일 두고 진실공방…군 당국 "북한, 사진 조작해 기만했을수도"

한미 극초음속 미사일 실패 판단에 북한은 다탄두 미사일 성공 주장…발사 미사일 종류 확정 어려워

지난 26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의 성공 여부를 두고 남북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감지한 이후 실패라고 평가했던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하자 연일 북한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26일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는 "오전 5시30분쯤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달 30일 이후 27일 만이었다.

합참은 미사일 발사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이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이날 기자들과 만난 합참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지난 1월과 4월 시험비행에 성공했고 고체발동기(고체 연료를 활용한 엔진 시험)의 믿음성을 검증했다고 하니, 좀 더 발전된 것을 시험했을 거라고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사일이 연기가 많이 나고 비정상으로 비행해 비행운이 남아 (미사일 비행 흔적을)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통상 미사일보다 연기가 많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연소가 제대로 안된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런데 다음날인 27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미싸일(미사일)총국은 26일 미싸일기술력고도화목표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전투부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며 전날 미사일 발사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통신은 "시험은 중장거리고체탄도미싸일 1계단 발동기를 리용하여 최대의 안전성을 보장하며 개별기동전투부의 비행특성측정에 유리한 170 ~ 200㎞ 반경 범위 내에서 진행되였다"며 "분리된 기동전투부들은 설정된 3개의 목표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되였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은 "또한 미싸일에서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도 반항공목표발견탐지기들을 동원하여 검증하였다"며 "개별기동전투부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의 목적은 다탄두에 의한 각개표적격파능력을 확보하는데 있다"고 전했다.

개별기동전투부는 미사일에 여러개의 탄두를 장착한다는 의미로, 북한이 소위 '다탄두'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사일 시험을 실시했다고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탄두는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 수준을 가늠하는 데 있어 주요한 기준으로 여겨진다.

▲ 27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미사일총국이 지난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해당 미사일 발사 장면. ⓒ로동신문=뉴스1
▲ 27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미사일총국이 지난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발사 이후 사진과 같이 탄두가 분리됐다고 주장했다. ⓒ로동신문=뉴스1
▲ 27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미사일총국이 지난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해당 미사일에서 기만체가 분리됐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로동신문=뉴스1

북한의 이날 발표로 합참 분석이 정확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북한은 군 관련 활동 및 시험에 대해 비교적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정찰위성 발사 실패 당시에도 실패 직후 바로 이를 인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합참은 북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군의 분석과 북한의 주장이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에 대해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서 폭발했다"며 북한의 발표에 대해 "기만과 과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오늘(27일) 북한이 공개한 것은 2023년 3월 16일에 발사한 화성포-17형 액체형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과 유사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이 과거에 발사한 것을 재활용한 것 같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답했다.

미사일이 남긴 비행운을 보고 미사일 발사 실패로 간주하는 것이 섣부른 것 아니었냐는 지적에 이 실장은 "군은 그보다 더 정밀한 감시장비와 다른 수단들을 활용해 추가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있다"면서도 비행운이 지글지글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미사일 발사 성공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 실장은 "다탄두는 (미사일 발사 중) 하강 단계에서 분리가 된다. 그런데 북한 (미사일)은 어제 비행 초기 단계에 폭발했다"며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다탄두 각개목표설정 재돌입 비행체'(MIRV)를 대기권에서 재진입시키기 위해 높은 고도로 미사일을 발사하기보다는, 저고도에서 부분 실험을 했고 이것이 공중 폭발로 보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 실장은 "한미 정보당국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고 북한이 지난번에 우주발사체도 실패했고 어제 발사체도 실패를 했는데 그에 대한 포장을 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이후 28일 군 당국은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을 준비해 북한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군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이) 상승하는 부분부터 굉장히 불안정하게 올라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러다 심하게 흔들린다. 나중에는 뱅글뱅글 돌다가 터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미사일 발사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의) 미니트맨이나 다른 나라의 탄도 미사일을 보면 초반에 가속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대로 구불구불하게 날아가지 않는다"라며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발사하고 나서 바로 중심을 잃고 비틀비틀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두가 3개로 나뉘어져 목표물에 정확히 유도됐다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서도 미사일이 중간에 폭발하면서 불이 붙어 산산조각이 났고 수십 개의 파편들이 생겨났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5월 위성체(정찰위성) 발사하려다 실패했고 오물 풍선 날리다가 새로운 미사일을 야심차게 날려봤는데 터져서 굉장히 곤혹스러울 것"이라며 북한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배경을 분석하기도 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공개된 사진의 미사일은 액체 연료 미사일인 화성-17형과 유사한데 화염은 고체연료처럼 넓게 퍼지는 형태"라면서 사진 조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물론 북한이 정말 새로운 미사일을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고체 추진 ICBM은 외형이 이거(사진)랑 굉장히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을 만들려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한미가 분석하고 있는데, (미사일이) 발사 초반에 터졌기 때문에 궤적이나 항적이 나오지 않아 분석이 굉장히 제한된다"고 전했다.

북한이 지난 26일 합참의 초기 분석처럼 실제로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을 실패했는데 이를 다탄두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을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최근에 2차례 걸쳐 이미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실패한 적 있고 (26일)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할 때 많이 쓰였던 곳"이라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보고 있다. 저희도 궁금한데 (미사일이) 너무 초반에 터졌다"고 말했다.

미사일의 공중 폭발 지점이 육상인지 해상인지에 대해 이 관계자는 "육상쪽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런데 26일 다른 군 관계자는 파편이 북한 영토 위에 떨어졌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 원산에서 70~80km 떨어진 바다 위 상공에서 터졌기 때문에 수 킬로미터 범위로 터져도 지상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게자는 "파편들이 집중적으로 떨어진 지점"이 해상이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파편의 거리에 대해서는 가장 멀리 날아간 거리를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징후를 사전에 확인해 감시하고 있었다. 미사일은 지난 26일 오전 5시 30분께 발사됐으며, 대탄도탄 감시 레이더와 지상 감시자산에 탐지됐다. 사진은 합참이 공개한 상승 단계에서 구불구불한 북한 미사일 항적.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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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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