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현재 맡고 있는 대표직을 일시적으로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8.18 전당대회에서 연임에 성공하면 차기 대선 7개월 전인 2026년 8월까지를 임기로 하게 된다.
이 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 회의 후 약식 기자회견을 열고 "조금 전 최고위원회를 마지막으로 민주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참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 버티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민생도 경제도 어렵고, 또 그 와중에 비무장 지대에서 경고사격이 벌어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 없을 만큼 한반도 안보 역시 매우 불안한 가운데 국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걱정과 근심이 많으신가"라며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임 시점에서의 소회를 밝혔다.
그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잠시 후에 하게 될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또 새로운 미래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 출마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특히 '연임 도전을 결정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조만간 결정하게 될 것", "일단은 제가 대표 사퇴하고 상황을 좀 지켜볼 것"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진 않았을 것 같다"고 출마 쪽으로 기운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 출마선언은 언제 하나'라는 추가 질문이 나오자 "그건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웃으며 답했다.
대표직 사임 후 당 지도체제 문제에 대해서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60일이 안 남았기 때문에 당헌당규상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대표가 임명권자인) 정무직 당직자는 박찬대 직무대행에 의해 유임(여부 결정) 처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17일 중앙위 의결을 끝으로 이른바 당·대권 분리조항에 예외를 두는 내용으로 당헌을 개정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당헌개정에 대해서는 대선주자인 이 대표의 연임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대선 출마자의 경우 대선일 1년 전에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기존 당헌에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 의결로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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