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러 간 조약 체결에 대한 대응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재검토하겠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정작 우크라이나에서는 징집을 피하기 위해 매일 수십 명의 남성들이 국경을 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의 징집이 현실화되고 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우크라이나 통신사 <우니안>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새로운 안에 따르면, 군대에 합류한 수감자들이 전쟁 종료 시까지 휴가 없이 군 복무에 동의하면 가석방을 받고 남은 징역 기간은 군 복무를 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법무부에 따르면 이미 수천 명이 자원해 전쟁에 나섰고, 신병들도 이미 훈련을 받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여단은 수감자를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데니스 말류스카(Denys Malyuska) 우크라이나 법무장관은 앞서 지난 5월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수감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군 사령관들 사이에 경쟁이 있었다"며 수감자들의 징집을 본격화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실제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달 8일 수감자들 징병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통신은 "전국적으로 약 5000명의 수감자가 이미 이 프로그램에 자원했다"며 "말류스카 장관은 이전에 총 1만~2만 명의 수감자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수감자의 징집까지 고려하게 된 이유는 러시아와 맞서는 전선에서 필요한 병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징집 대상이 되는 우크라이나 남성들은 전쟁터에 끌려가 죽고 싶지 않다면서 징집을 피하기 위해 외출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이하 현지시각)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남성들이 징집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꺼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수도 키이우나 르비우 같은 대도시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아직 전장으로 나가지 않은 남성들은 주로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면서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고, 반드시 이동을 해야 할 상황에서는 택시를 이용한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활용해 징병관들의 움직임도 공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들이 이처럼 징집을 회피하는 이유는 지난 4월 징집 대상자인 25~60세 남성들이 개인 정보를 등록해서 징집 통보를 받도록 하는 강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됐기 때문이다.
신문은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 이들이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전장으로 투입돼 우크라이나 전선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징집 대상자 역시 충분한 군사 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전장에 나설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예 우크라이나를 벗어나는 남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호르 클리멘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20일 <자유유럽방송>과 인터뷰에서 "국경뿐만 아니라 국경에서 5~10km 떨어진 검문소에서도 (국경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구금한다. 때로는 10명, 20명, 30명이기도 하고 매일 수십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클리멘코 장관은 2022년 러시아와 전쟁 시작 이후 국경 지역에 구금된 징병 대상자의 전체 인원 수에 대해서는 "기밀 사항"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그는 "국경에서 15~20km에 떨어진 곳에 구금된 사람들도 이 수치에 포함된다"고 말해 적잖은 사람들이 우크라이나로부터 탈출을 시도했음을 시사했다.
통신은 올해 5월까지 약 1만 1000명의 우크라이나 징집 대상 남성들이 불법으로 루마니아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루마니아 국경 경찰 대표인 플로린 코만이 이 방송과 인터뷰에서 징집 대상 남성들이 대부분 루마니아 당국에 보호를 요청하며 전선에 나가기를 꺼린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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