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난항 중인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과 관련, 더불어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나온 '이재명은 민주당 아버지' 발언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헌법 제53조에 명시된 재의요구권을 부정하는 것을 보면, 그동안 매번 외치던 '법대로'는 민주당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버지 명심(明心·이재명의 뜻)대로'였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추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법사위·운영위를 1년씩 나눠 맡자'는 여당의 제안을 거절한 민주당을 겨냥해 "입법폭주, 의회독주를 민주주의라고 참칭하지 말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에서 강민구 최고위원이 언급한 '아버지' 발언을 민주당 측 원구성 협상 태도와 한 데 묶어 비판한 것이다.
추 원내대표는 강 최고위원의 발언에 대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에서나 들을 수 있는 '민주당 아버지' 운운하는 황당한 일탈"이라며 "전통의 민주당으로 돌아와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앞서 전날 추 원내대표가 원구성 타협안을 내놓자 △향후 1년간 국회법 절차에 따라 통과한 법률안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고 즉시 공포할 것 △일하는 국회 운영에 적극 협조할 것 △거부권을 비롯한 행정부의 부당한 입법권 침해에 여당도 적극 항의하고 맞설 것 등 세 가지 조건을 요구, 국민의힘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소수 여당이 먼저 양보하면서 3차례에 걸쳐 내놓은 타협안에 대해 대통령의 헌법에 명시된 재의요구권을 향후 1년간 행사하지 말라는 황당한 요구로 뿌리쳤다"며 "오만한 말장난이나 하면서 무조건 민주당 폭주에 동참하라는 건 여당 의원들까지 이재명 방탄무대로 '명심 독재'의 길에 줄 세 우겠단 거나 다름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특히 대통령 거부권 행사 금지를 요구한 민주당에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부정하기 전에 스스로 무책임한 '협상거부권'을 행사하지 말길 바란다"며 "애초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입법폭주를 하지 않았다면 대통령 재의요구권이 행사될 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날 지도부 인사들의 발언 가운데는 최근 국회 내 여야 대치와 관련 "정부·여당의 사법리스크가 공정한 원칙대로 진행된다면 이런 악순환도 끊길 것"이란 지적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소장파 의원으로 꼽히는 김용태 비대위원은 이날 회의석상에서 "정부·여당은 영부인 사법리스크 및 해병대원 순직사건과 관련된 의혹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해결하지 못한 채 사태를 키우고 있다"며 "여전히 문제 해결의 열쇠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에 있다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을 겨냥"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이재명 사당화'와 입법폭주의 행보를 멈추길 바란다"고 비판하면서도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법 앞에 평등'이라는 국민의 바람을 실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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