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20%가량 많아 결혼도 어렵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남녀 성비 불균형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이 더 심각했으며, 특히 경상도 지역은 성비가 가장 불균형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은 17일 발표한 '출생성비 불균형에 따른 혼인 특성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남녀 출생성비가 1970년부터 30년 이상 자연성비를 넘어서는 불균형이 지속해 이때 태어난 남성이 혼인 적령기에 접어들어서도 결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보사연은 2020년 시점에서 1970~2020년 사이 출생자 집단의 미혼 인구, 미혼율, 성비를 산출해 분석한 결과, 1985년생 집단(35세) 남성의 절반 수준인 46.5%가 미혼이라고 밝혔다. 이 연령대 여성 미혼율은 29.1%로 남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이 같은 남녀 불균형은 이전 연령대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다. 1970년생의 경우 남성 16.4%가 미혼이었다. 이 연령대 여성 미혼율은 7.2%였다. 남성 미혼율이 여성의 두 배가 넘었다.
1975년생 남녀 미혼율은 각각 23.6%, 11.6%였으며 1980년생은 30.4%, 17.3%였다.
대체로 최근 집단으로 올수록, 즉 출생 연도가 최근일수록 남녀 미혼율 불균형 차는 줄어들었다. 1990년생 남녀 미혼율은 각 79.7%, 61.3%였고 1995년생은 98.5%, 93.3%였다.
보사연은 남녀 간 실제 결혼이 동일 연령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 혼인 남녀 연령 차를 3세로 설정해 현재의 미혼 인구가 일대일로 모두 만난다고 가정하고, 이들의 매칭 이후 남는 인구 상태를 추계해 지표로 산출했다.
그 결과 1985년부터 1990년은 남성보다 여성 미혼자 수가 많았으나 1990년 이후부터는 남성이 많았으며 홀로 남는 남성의 증가 속도도 매우 빨랐다.
즉, 현재의 대체적인 결혼 연령 차를 고려해 미혼 남녀가 전부 1대 1로 혼인한다고 가정해도 혼인하지 못하는 남성 미혼 인구가 매우 많이 남는다는 뜻이다.
더 구체적으로 보사연은 미혼 인구의 성비와 연령별 결혼구조를 고려해 산출한 지표인 S지표를 이용해 2000년대 중반 이후 남성 인구의 10% 이상이 결혼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991년에는 S 지표가 거의 0에 가까웠으나 2005년에는 -0.13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미혼 인구가 여성 미혼 인구보다 13%가량 많아 그만큼 남성이 여성보다 결혼에 불리하다는 의미다.
이 지표는 지역별로 차이가 났다. 2021년 기준으로 S지표를 산출한 결과, 전국적으로는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19.6% 많았다. 즉 전국 평균 S지표는 -0.196이었다.
서울시의 S지표는 -0.025로 성비의 차이가 거의 없었다. 서울은 S지표가 -0.0대 이하, 즉 미혼남녀 성비 격차가 10% 미만인 유일한 지역이었다.
반면 경상북도는 S지표가 -0.349에 달했고 경상남도는 -0.332였다. 경북의 경우 미혼 남성 인구가 미혼 여성보다 35%가량이나 많은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이 나타난 셈이다.
경상도 다음으로 남녀 성비가 불균형한 지역은 충청북도였다. S지표가 -0.317이었다. 전라북도는 -0.295, 전라남도는 -0.269, 충청남도는 -0.260, 강원도는 -0.253이었다.
보사연은 1970년 즈음부터 이어진 남녀 출생 성비 불균형이 이때 태어난 이들이 결혼 적령기에 이르러서도 유지돼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남아선호사상이 가족계획사업, 초음파 검사 등으로 인한 자녀 성 선택 등에 영향을 미쳐 이 같은 불균형이 초래했다고 보사연은 밝혔다.
조성호 보사연 부연구위원은 "출생성비 불균형 상황에서 태어난 이들이 재생산 연령에 이르면 결혼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 의식에 따라 이 연구를 수행했다"며 "수도권은 전국 평균보다 결혼성비 불균형이 작고, 비수도권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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