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폭우 당시 대민지원 수색을 하다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 어머니가 해병대에 보낸 편지를 통해 채 상병 수사를 담당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선처와 함께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경찰에 요청했다.
12일 해병대를 통해 전달된 11일 편지에서 채 상병 어머니는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건 수사가 잘 될거라는 마음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지지부진하고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의 심정을 적어본다"며 공개적인 메시지를 보낸 이유를 밝혔다.
그는 "그날 (채 상병 포함 해병대 대원들을) 물 속에 투입시키지 않아야 될 상황인데 투입을 지시했을 때 구명조끼는 왜 입히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라고 지시를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고 꼭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저희 아들은 아토피가 있어 수영도 못하고 해병대 훈련받을 때 몇 번 강습 받은게 전부인 것으로 안다. 수영 여부를 확인했는지도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진실이 24년도 초에는 밝혀질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고 밝혀져야 될 부분은 마땅히 밝혀져 혐의가 있는 지휘관들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 다른 것 바라는 것 없다. 누가 7월 19일 날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속에 투입시켜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장화를 싣고 들어가 수색을 하게 했는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 걸음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밝혀 주시기 바란다.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누군가의 지시로 유속이 빠른 흙탕물 속에 들어가라는 지시로 저희 아들이 희생이 됐으니 진실과 한 점의 의혹없이 빠른 경찰수사가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그리고 국방부장관님 등 관계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군인으로서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를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남원과 서울 신사동에 있는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가져 2003년 1월에 저희 아들을 출산했다.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장시간 차를 못 타 멀미를 해가며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고 한 번 유산 후 어렵게 출산을 하여 병실에서 너무나 좋아 행복함에 뜬눈으로 아이만 쳐다보며 아침을 맞이했다. 어렵게 얻은 아이라 더없이 행복했고 모든게 새롭고 세상이 달라 보였다"며 채 상병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 저희는 군대를 보냈는데 휴가 한번 나오지 못하고 5월 11일 수료식 때 부대 근처 펜션에서 점심식사 했던 것이 마지막 날이 되어 버렸다. 누가 이 쓰라린 마음을 알까"라며 "아직도 저희 아들이 이 세상 어디엔가 숨을 쉬고 있는 것만 같아 미친 사람처럼 살고 있고 저희는 죽은 힘을 다해 하루하루 사는 게 아니라 버티고 있다"고 심경을 전했다.
채 상병 어머니는 "저희에겐 하나뿐인 외동이다. 이 슬픔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얼마나 힘듦과 고통 속에 살고 있는지"라며 "지금이라도 현관문을 열고 활짝 웃으며 들어올 것만 아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마철이 다가온다. 저희와 약속했던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셔서 다시는 우리 장병들에게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주시고, 수근이가 좋아했던 해병대로 다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며 "저희 아들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되어 저희 아들 희생에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서, 더 이상 저희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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