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 사망한 훈련병의 빈소를 찾았으나 가혹행위 인정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박 총장과 김직인 육군본부 인사참모부장 등 군 당국 관계자들은 지난 28일 오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훈련병 A씨의 빈소를 찾아 1시간 20여분간 유족을 만난 뒤 자리를 떠났다.
박 총장은 "유가족에게 할 말 없나. 군인권센터가 (군기훈련을) 가혹 행위로 규정했는데 동의하는가"라는 취재진 질의에는 답을 하지 않고 침묵을 선택했다.
최병옥 국방비서관·12사단 부사단장 등은 박 총장에 앞서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방부장관과 국가보훈부장관 등은 빈소에 근조화환을 보내 애도의 뜻을 표했다.
한편, 육군은 민·군 합동조사를 마치고 민간 경찰에 해당 사건을 수사 이첩했다. 군기훈련을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 업무상 과실치사와 직권남용에 따른 가혹행위 혐의로 수사를 받는다.
육군에 따르면, 훈련병 A씨는 지난 23일 오후 5시 20분경 육군 을지부대(12사단)에서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진 뒤 상태가 악화돼 이틀 만인 25일 사망했다.
A씨는 동료들과 함께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20~25킬로그램(kg)에 달하는 완전 군장을 한 채 연병장 1.5킬로미터(km)가량을 달리고 팔굽혀펴기를 하는 등의 군기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군이 관련 규정을 어기면서 무리하게 군기훈련을 시켜 A씨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있다.
군과 병원 관계자는 A씨의 사인을 다발성 장기부전 및 횡문근융해증으로 추정하고 있다. 횡문근융해증은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으로 근육이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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