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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푸틴,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한 채 전쟁 끝내기 원해"…우크라이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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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푸틴,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한 채 전쟁 끝내기 원해"…우크라이나 반발

러시아, 젤렌스키 정당성에도 의문 제기…다음달 스위스 평화회의 겨냥했다는 분석도

우크라이나의 동부 및 남부 전선의 4개 주가 사실상 러시아의 영향권 내에 들어와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현재 전선을 유지하는 것으로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 지도부와 가까운 3명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 푸틴 대통령이 2022년 병합을 선언한 4개 주를 획득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와 휴전 협상에 합의하면 이를 국민들에게 성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 소식통은 러시아가 현재보다 점령지를 확대하려면 추가적인 국민 동원이 필요한데, 푸틴 대통령은 이를 피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들은 2022년 9월 첫 번째 동원이 있은 이후 여론조사에서 실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소식통은 통신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의 공격을 견뎌내고 주권을 지켰으며 크림반도로 이어지는 육로를 확보했다며 승리를 선언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국경 문제는 휴전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다. 러시아는 2022년 9월 우크라이나 내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우크라이나명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남부의 자포리자주, 헤르손주 등 총 4개 지역에 대해 러시아로의 합병에 대한 주민투표를 실시해 합병 찬성이라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는 25일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와 인터뷰에서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어떤 합의도 '현실상황'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가상의 분단선으로 러시아 연방군을 후퇴시키거나 철수시키는 것은 배제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 국경이 러시아 헌법에 "명확하게 표시"돼 있고, 이들은 "새로운 연방 주체를 포함한다"며 우크라이나의 동부 및 남부 4개 주는 러시아의 영토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의 점령지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측이 점령지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휴전을 언급한 것은 다음달 15~16일 스위스에서 개최 예정인 우크라이나 평화회의을 방해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예전 트위터)의 본인 계정에 "푸틴은 현재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을 끝내려는 의지가 없다. 세계 다수의 원칙적이고 통합된 목소리만이 그가 전쟁보다 평화를 선택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이것이 그가 평화회의를 두려워 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역시 <뉴스위크>에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은 아직 전쟁을 끝내는 데 어떤 의미 있는 관심도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포괄적이고, 정의롭고, 지속적인 평화를 위한 모든 계획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그리고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부합하는 우크라이나의 독립성, 주권, 영토 통합성에 대한 완전한 존중에 기초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역시 지난 15일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쿨레바 장관과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푸틴이 협상에 진지한 자세를 보인다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그에 반응할 것"이라며 러시아의 점령지를 둔 상태에서의 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러시아는 당사자 중 한 쪽인 자신들이 참여하지 않는 평화회의 개최 자체에 문제를 제기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러시아가 이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며 "이 구상(평화회의)은 우리 시대의 핵심 문제들로부터 국제사회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고안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지한 외교적, 법률적 사안을 빈말과 정치적 구호로 대체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통치 정당성 문제까지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는 당초 올해 초까지 였고 대통령 선거를 실시했어야 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와 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계엄령 상태에 있기 때문에 투표를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점령지이자 친러시아 성향을 가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및 남부 일부 지역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통치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안토노프 대사는 "스위스 정상회의는 젤렌스키의 합법성을 확인할 권한이 없다"며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에서 젤렌스키의 임기 종료를 고려할 때 누가 (휴전) 문서에 서명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 이미 정당성을 잃었다. 이는 논의돼야 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25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방위산업체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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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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