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의 한 교회에서 식사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진 여고생이 부검을 통해 평소 학대 당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가 끝내 숨을 거둔 A(17)양에 대해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은 폐색전증으로 추정된다. 학대 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폐색전증’은 혈전(혈관 안에서 혈액이 부분적으로 응고된 것)이 폐의 혈관을 막아 생기는 증상이다.
국과수의 구두 소견을 검토한 경찰은 A양을 학대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로 전날(16일) 긴급체포한 같은 교회 여성 신도 B(50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오는 18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증거와 국과수 의견을 토대로 오늘 B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A양은 지난 15일 오후 8시께 "A양이 밥을 먹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입에서 음식물이 나오고 있다"는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4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0시 20분께 숨을 거뒀다.
경찰은 A양의 얼굴을 비롯한 온 몸에서 멍이 발견된 점과 두 손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던 점 등을 근거로, A양의 학대피해를 의심해 B씨를 긴급체포했다.
현재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등 A양에 대한 학대 정황을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반면, 교회 측은 "A양이 평소 불안 증상을 겪으며 자해를 시도했고, B씨는 (자해를 하지 못하도록) A양의 손을 거즈로 묶었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학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당초 세종시에 거주하던 A양은 지난 1월 부친이 사망한 이후 올 3월 모친의 지인인 B씨에게 맡겨져 인천으로 거주지를 옮겼지만, 전입신고는 이뤄지지 않았고, 학교도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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