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이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기자 간담회 발언에 대해 "인격이 의심스럽다"며 비판했다. 박 장관이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책과 관련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보니 덜렁덜렁 계약을 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꼼꼼하게 따져볼 때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한 데 대해서다.
장 의원은 14일 정의당 의원총회에서 "박 장관은 어제 '선(先)구제 후(後)회수' 전세사기특별법이 통과되면 대혼란이 일어날 거라며 법안 통과 시 거부권 건의를 시사했다"며 "피해주택 경매 이후 권리관계에 따른 손실액을 따져보아야 피해액을 산출할 수 있다면서도 법 통과시 기금 손실이 1조 원이라는 둥 앞뒤 맞지 않는 숫자를 들이밀며 불안을 조장하는 한편 '전세를 얻는 젊은 분들이 경험이 없다보니 덜렁덜렁 계약을 했던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는 놀라운 망언까지 내뱉었다"고 꼬집었다.
장 의원은 "정책을 덜렁덜렁 해서 청년들을 사기 피해와 죽음으로 몰아넣고 방치하는 윤석열 정부의 국토부 장관이, 8번째 전세사기 피해자의 죽음이 2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과연 입에 올릴 수 있는 말이냐"며 "시민의 주거 안정을 책임질 국토부 장관의 자격은 물론 그 기본적인 인격마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박 장관은 전날 국토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안심전세앱' 등 전세사기 피해 지원·예방 대책을 강조하던 중 문제의 발언을 했다고 전날 <연합뉴스>가 세종시발로 보도했다. 박 장관은 "야당이 제출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은 현실적으로 집행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 원 이상의 손실이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 의원은 이같은 정부 입장에 대해 "전세사기는 집부자 감세와 안전장치 없는 정책금융을 남발하며 집값을 부양하고 갭투기를 떠받친 정부와 국회의 정책실패로 인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구덩이로 가득한 길을 만들어놓고 넘어진 사람 책임이라며 절대 도와줄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은 길을 닦을 책임이 있는 정부의 책무를 완전히 망각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본회의에 올라올 '선구제 후회수' 전세사기특별법이 통과되고 수용된다 해도 일부의 피해자들만 지원대상일 뿐, 아직 많은 피해는 사각지대에 남아있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은 피해 구제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추가적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오는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수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회견에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데 대해 "추경호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재의결에 대비해 자당 의원들의 해외출장 일정을 확인하며 표를 헤아리고 있다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추 원내대표가 헤아려야 할 것은 용산 대통령실의 의중이나 자당 의원들의 해외 일정이 아니라 채상병 특검 추진에 공감하는 대다수 시민들의 마음"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또다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민심을 거부한다면, 재의결 무기명 투표에서 국민의힘 소속 21대 국회의원들께서는 반드시 보수의 양심을 걸고 '윤심'이 아닌 민심을 헤아려야 할 것"이라고 특검법 통과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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