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 잠룡으로 평가되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우회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경쟁상대 격인 한 전 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은 당대표 선거 출마 몸풀기로 해석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중동 출장 중 동행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번 선거는 프레임 전쟁에서 졌다"며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당을 운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당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 '운동권 심판론'을 해서 야당의 정권 심판론 프레임에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며 잠재적 경쟁상대인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전략에 대해서도 비판적 인식을 드러냈다. 그는 한 전 위원장의 재기 시점에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지난 11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서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의 핵심이 파이팅 스피릿이라고 보는 분들이 있다'는 질문에 답하던 중 "고상하게 '파이팅 스피릿'이라고 표현했지만 한마디로 '깡'"이라며 "민희진 씨도 매일 그걸 보여주지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정적인 위기 순간이니까 그 카드를 꺼내든 것이지 그런 카드는 자주 쓰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치인 중 허구한 날, 매일매일, 수시로 (그런 카드를) 내보이는, 연상되는 그런 분이 계신다"며 "변명 겸 정신승리를 하기 위해서 이야기하자면 나는 하루하루 충실하게 일 열심히 해서 승부하는 스타일이지 어느 날 갑자기 확 뒤집기 하는 그런 정치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당 지방자치단체장 중 연일 중앙정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홍 시장에게 견제구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일었다.
한편 여당 전당대회 준비가 곧 본격화할 예정인 가운데, 오 시장의 우회 비판 대상 중 한 명이자 경쟁 상대인 한 전 위원장은 정치권 회동과 대외 노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채널A>는 한 전 위원장이 전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서울 모처에서 만나 전당대회를 포함한 당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한 전 위원장의 정치권 회동 사실이 드러난 것은 지난달 16일 '한동훈 비대위' 비대위원 만찬, 지난 3일 국민의힘 당직자 만찬에 이어 세 번째다.
지난 11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전 위원장이 서울 서초 양재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픈된 데"에서 "책을 봤다는 건 책을 보는 걸 보여주고 싶은 또 하나의 의도하지 않은 의도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며 한 전 위원장도 당대표 선거 출마에 대해 "고민 중"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권 잠룡이자 당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1일 자신의 팬카페 '유심초' 회원들과 5년 만에 팬 미팅을 열어 당권 도전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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