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메신저로 성장한 '라인'에 대해 일본 정부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빌미로 한국 기업 '네이버'의 라인 지분 축소를 주문하고 나선 상황과 관련,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도 정부의 적극적 역할을 당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9일 "네이버가 라인 모회사인 A홀딩스 지분 50%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며 "적대국도 아닌 우방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일본 정부가 지분매각을 강요하는 것은 자본주의 시장경제권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한참 벗어난 폭력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그런데 이 사태가 발생한 이후 우리 정부의 대응이 한심하다.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한마디 말이 없고, 과학기술부가 '네이버의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해 네이버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만 한다"며 "네이버가 일본 정부에게 두들겨 맞고 소유권, 경영권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는데 가해자인 일본 정부의 부당한 처사에 대해서는 한마디 항의와 경고도 못하고 일방적 피해자인 네이버와 긴밀하게 협의하는 게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강제징용에 대한 제3자 배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허용 등 일본에 주기만 한 대일외교의 결과가 이것이냐"며 특히 윤 대통령을 겨냥해 "오늘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총리는 서로 충분히 신뢰'한다고 했는데, 기시다 총리와 술 마시며 쌓은 신뢰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 아니었나. 그저 술만 마시며 좋은 게 좋은 관계는 국익에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서 일본 정부에 강력히 항의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정부가 강하게 대응해야 지금 일방적으로 당하고만 있는 네이버도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라인야후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라인야후 최고경영자가 '네이버와 위탁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낸 데 이어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 임원을 배제하면서 라인야후가 네이버 지우기에 나섰다"며 "일본 민관이 해외기업을 이렇게까지 동시 압박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원인과 배경을 신속히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민간, 정부, 국회가 참여하는 범정부TF 구성"을 제안하며 "더 이상 우리 정부가 손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네이버의 입장과 판단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해외 진출 국내기업을 보호하고,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구체적으로 "정부가 일본 정부, 네이버와 함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공동조사에 나서야 한다"며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해서도 이번 문제는 양국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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