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원대 불법 해외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무더기 적발

총책 등 5명 구속·공범 46명 입건…검거된 284명 중 10대 청소년 124명

해외에 본사를 두고 2조 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함께 적발된 284명의 도박사범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24명에 달했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공간 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자금관리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105명과 국내 자금세탁 담당 조직원 20명 및 도박사범 284명을 검거했다고 3일 밝혔다.

▲인천경찰청 수사동 전경. ⓒ프레시안(전승표)

경찰은 이 가운데 총책 30대 A씨 등 5명을 구속하고, 현금 인출책 30대 B씨 등 공범 4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필리핀에 본사를 둔 불법 도박사이트 29개를 운영하며 2만여 명의 회원을 모집한 뒤 스포츠 토토·파워볼·카지노 게임 등 불법 도박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운영한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된 판돈은 2조2853억여 원(입금액 기준) 규모로 확인됐다.

특히 회원가입 시 연령 제한을 두지 않아 청소년들도 쉽게 도박을 할 수 있도록 제작, 124명에 달하는 청소년을 회원으로 모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청소년 도박사범들은 자신의 용돈 통장을 도박 사이트에 등록한 뒤 도박자금을 충전하거나 환전하며 도박을 즐겼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적발된 청소년 중 6명을 형사입건하고, 나머지 118명은 처벌이 아닌 선도 위주의 즉결심판 및 훈방처리를 위해 관할 경찰서 선도심사위원회 회부했다.

또 이 가운데 57명을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예방프로그램에 연계 조치해 청소년 치유·재활 및 재범 방지를 위한 조치도 병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 도박은 실제 도박보다 접근이 쉽고 중독성이 강해 자신과 가족의 삶까지 파괴하는 범죄"라며 "앞으로도 불법 도박에 대한 단속을 중점적으로 실시해 도박 범죄 카르텔을 와해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