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총선 패배 후 차기 지도체제 구성을 앞둔 상황에서, 비윤계 나경원 당선자(전 원내대표)가 당 대표를 맡고 친윤계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는다는 이른바 '나·이 연대'설에 대해 나 전 원내대표 본인이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인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25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나-이 연대'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예전 김-장 연대에 비춰서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사실은 당 대표라는 자리는 제가 아직 고민할 시기도 아니고, 당 대표가 제 정치의 목표다, 이런 생각을 그렇게 크게 해보지는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 제가 (전당대회 출마) 결심을 해본 적도, 자세히 고민한 적도 없다. 그래서 '연대'니 이런 표현에 대해서는 '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인터뷰 도중 나-이 연대설 관련 부분에서 '이건 아닌데'라는 표현을 3회 반복 사용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철규 의원 등 친윤계 핵심부와의 구원(舊怨)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그는 작년 3.8 전당대회 당시 자신의 당 대표 도전이 용산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공세로 좌절된 일을 언급하며 "작년에는 당 대표 출마 결심을 완전히 한 상태는 아니었었는데 제 진의가 너무나 왜곡됐다. 그 당시 연판장 사건은, 지금이야 정치를 다시 하니까 또 잊어버리고 또 그렇게 (안) 하면 누구랑 정치를 같이 하겠나, 그런데 참 자당 내에서 공격을 받으니까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했다.
라디오 진행자가 '이철규 의원과 얘기는 좀 나눠보셨느냐'고 묻자 나 전 원내대표는 "저는 이 의원도 그렇고 당내 어떤 의원도, 연판장을 돌린 의원도 그 후에 전화 주셔서 밥을 먹기도 했다"며 "연판장에 서명 안 한 사람하고만 놀려면 같이 할 사람이 별로 없다. 그때 12명인가 빼고 다 서명했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용산 대통령실과의 관계에 대해, 특히 전날 '나-이 연대설이 용산에 보고됐다'는 풍문이 나돈 데 대해 그는 "어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당선 이후에 소통을 한 적은 있다"고만 했다.
그는 '대통령과의 소통 주선을 이철규 의원이 했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는 "그런 부분도 꼭 맞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지금 여러 가지 억측이 너무 많아서 제가 일일이 그렇게 하나씩 끊어서 질문을 하시면 대답을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저한테 와서 원내대표 나가겠다고 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며 "(이철규 의원이 아닌) 다른 분이 어제 아침에 전화해서 '고민을 해본다'고 해서 제가 '한 번 해보시라', '주변 분들하고 한번 논의해 보시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사실은 원내대표를 과연 누가 나오시는지도 지금 잘 모른다"고 했다.
이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금 보자. 결국은 구도가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서 다르지 않겠느냐"며 "지금 제가 '누구는 됩니다', '안 됩니다' 하면 그것도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당심 100%'인 전당대회 룰 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양쪽 의견이 다 맞는 부분이 있다"며 "조금 더 의견을 모아가면서 충분히 수렴해서 그 수렴된 의견대로 해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일정 부분 조금 열 수도 있다고는 생각을 한다", "저희가 홍준표 혁신위원장 시절, 박근혜 당 대표 시절에 30% 여론을 들었다", "민주당이 (당심) 8대 (민심) 2"라고 여론조사를 일정부분 반영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시각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한편 그는 차기 당권·대권 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는 "대통령 오찬은 거절했고 그런데 비대위원 만찬은 해서 이게 또 가십거리가 되고 있다"며 "오찬을 부득이하게 거절할 수도 있겠지만 어느 비대위원이 나와서 '금요일날 전화 걸어서 월요일날 오찬하자는 게 어디 있냐' 그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건 좀 정치문법에는 안 맞는 얘기 같다. 웬만하면 대통령 스케줄에 맞춰드리는 것이 보통 예의라고 생각들 한다. 그 변명은 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