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이 윤석열 대통령의 총선 관련 입장발표를 두고 "이번 선거의 패인에 대한 본질적인 인식이 아직도 안 되어 있지 않나"라며 "선거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잘 안 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고문은 17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김현정의 뉴스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4.10 총선 결과에 대해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집권당이 집권 도중에 이렇게 대패를 해본 역사가 없다"고 혹평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16일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이 아닌 국무회의에서 총선 관련 입장을 발표하며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들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모자랐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김 전 고문은 윤 대통령의 해당 입장발표를 겨냥 "그걸 보니까 지난번 10월에 강서 보궐선거에 패하고 나서 나온 반응 비슷한 형태로 나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의 패인에 대한 본질적인 인식이 아직도 안 되어 있지 않나"라고 직격했다. "이것이 얼마나 중차대한, 소위 선거라고 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잘 안 선 것"이라고도 했다.
이어 김 전 고문은 "왜 이번 선거에 집권당이 이렇게 대패를 할 수밖에 없었느냐"라며 "내가 말씀을 드리면 사실은 정부도 그렇고 지금 국민의힘도 그렇고 옛날 소위 자유한국당 그 시절의 형태로 돌아가 버렸다"고 여당 총선 패배의 원인을 짚었다.
김 전 고문은 구체적으론 "(윤 대통령이 내놓은) 민간주도 시장경제만 가지고서 우리나라가 지금 당면하고 있는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 하면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국정 방향을 갖다가 설정을 하고 거기에 따라서 정책을 운영하다 보니까 결국 가서 국민이 거기에 호응을 안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발언에서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김 전 고문은 이에 대해서도 "당연한 얘기를 갖다가 실행을 안 하고서 선거가 끝나고 나니까 마치 민생이 중요한 것처럼, 이미 그때는 다 늦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지난 강서 보궐선거 패배 직후 상황을 언급하면서도 "정책과 정치의 형태를 바꿔달라는 얘기인데 그걸 보고서도 그냥 별로 이렇게 처음에는 무슨 민생, 민생, 이렇게 얘기만 하다가 결국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고 말해 윤 대통령의 '민생' 발언을 재차 비판했다.
김 전 고문은 전날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방향은 옳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서도 "방향이 잘 설정됐느냐 잘못 설정됐느냐, 그것부터 따져봐야 되는 것"이라며 "과연 그 방향이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사회 현상과 맞는 방향을 설정을 했느냐, 그거를 따져야 되는데 그것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이라고 부정 평가를 내놨다.
그는 '국정운영 방향이 잘 설정됐나, 잘못 설정됐나' 묻는 진행자의 질문엔 "내가 보기에는 무슨 저기 3대 개혁, 연금개혁, 노동개혁, 교육개혁. 이것이 국정운영의 기본 방향이 될 수가 없다"며 '국정운영 방향 자체가 틀렸다'는 취지의 답을 내놓기도 했다.
전날 윤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 비공개 석상에서 "대통령부터 국민의 뜻을 잘 살피고 받들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전 고문은 이에 대해서도 "사과라는 거는 별로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 피부에 닿는 이런 정책들이 있어야지 그게 자연적으로 소통이 되는 거다. 소통을 특별하게 무슨 도어스태핑 한다고 소통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실의 조직개편·인적쇄신 진행에 대해서도 "사람만 바꿨다고 그래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며 "들어오는 사람들이 새로운 어떤 뭐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냐 여기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전 고문은 "(국정운영) 이게 실패를 했으니까 이거를 진짜 3년을 제대로 끌고 가려면 뭐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걸 갖다가 대통령이 판단을 할 수밖에 없다"며 "그 판단을 못 할 것 같으면 앞으로 3년이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총선 전후 상황에 대한 총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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