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결과 국민의힘 내 대통령실 참모, 장·차관 등 고위공직자 출신 후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국민의미래 비례후보 4인을 포함해 29명의 고위공직자 출신 후보들 중 18명이 당선, 11명은 낙선했다. 다만 생환자 중 대부분이 장차관급 인사들인데다 주진우·조지연 당선인 등 '친윤 핵심'으로 꼽힌 인사들도 다수 살아남아 집권여당의 전면혁신 기조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22대 총선 당선자 현황을 보면, 이번 총선에 출마한 28명의 고위공직 출신 후보들 중 당선된 이들은 지역구 후보가 14명, 당선권 비례대표 후보가 4명으로 총 18명이었다.
당선자 중 장관급은 3명, 차관급은 8명, 비서관급은 3명, 행정관급은 2명, 대통령 직속 위원회 출신이 2명으로 생환자들의 대부분이 고위공직자에 치중됐다. 공천 당시부터 고위급 공직자가 많이 살아남은 데다, 그들이 상대적으로 양지에 배치된 영향으로 보인다.
장관급에선 보수 텃밭에 출마한 대구 달성의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 부산 중·영도의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비롯해 격전지인 서울 용산의 권영세 전 통일부 장관까지 살아남으며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차관급에선 강승규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경북 영주·영양·봉화),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경남 사천·남해·하동),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 (부산 북구을), 이종욱 전 조달청장(경남 창원·진해) 등이 국민의힘 측 현역 의원 지역구이거나 여당 강세가 예측됐던 이른바 '양지'에서 승리했다.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 분당을의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국회로 복귀했고, 김건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로 당선됐다.
비서관급에선 공천 국면부터 '찐윤' 인사로 꼽히며 보수 텃밭에서 현역을 밀어낸 강명구 전 대통령비서실 국정기획비서관(경북 구미을)과 주진우 전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이 당선됐다. 대구 중·남구에서 막말 논란으로 밀려난 도태우 후보의 자리를 채웠던 김기웅 전 외교안보수석비서관실 통일비서관도 무난하게 당선됐다.
행정관급에선 윤 대통령의 정치권 진입시기부터 윤 대통령을 보좌해온 원조 '찐윤' 평가를 받은 조지연 전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경북 경산)이 부산 동래의 서지영 전 국정기획수석실 행정관과 함께 당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출신의 김소희 후보, 국민통합위원회 출신의 김민전 후보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입했다.
낙선의 고배를 마신 이들 가운데는 험지로 재배치된 장관급 인사들이 눈에 띄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 서울 서대문갑의 박진 전 외교부 장관, 서울 강서을의 박민식 전 보훈부 장관, 경기 수원병의 방문규 전 산업통산자원부 장관 등 4인이 모두 패배의 쓴잔을 받아들었다.
차관급에선 경기 안산갑의 장성민 전 미래전략기획관만이 낙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경기 용인갑),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신재경 전 선임행정관(인천 남동구을), 서승우 전 자치행정비서관(충북 청주 상당),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인천 연수을),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 등도 원내 진출에 실패했다.
이중 이원모 전 비서관과 전희경 전 비서관의 경우 지난 공천 국면에서부터 '친윤 핵심'으로 꼽힌 바 있다. 특히 검찰 출신의 이 전 비서관의 경우 당선자인 주진우 전 비서관과 함께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을 보좌한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 이 전 비서관은 앞서 공천 국면 당시 보수 양지인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 전 비서관과 박진 전 장관 등의 신청지가 겹치면서 ‘친윤 양지 공천’ 이슈가 대두, 결국 당은 두 사람을 격전지인 경기 용인갑과 서울 서대문갑으로 재배치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안철수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로부터 ‘당정관계 혁신’ 목소리가 나오는 등 전면혁신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다. 윤 정부의 고위공직자 출신, 혹은 친윤 핵심을 상당수 포함한 이들 생환자들이 앞으로의 국면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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