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전북 남원시에서 사전투표 사무원으로 종사하다 과로로 순직한 공무원에 대해 공무원노조가 '공무원의 희생을 강요하는 선거제도를 즉각 개선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북지역본부 남원시지부는 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남원시청 공무원이 4.10 총선 사전투표에 투표 사무원으로 동원돼 장시간 일하다 과로로 인해 다음날 이른 아침 쓰러져 8일 끝내 순직했다"면서 "창졸간에 배우자와 어머니를 잃어 헤아릴 수 없는 슬픔에 빠져 있을 유가족들께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전공노 남원시지부는 이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사전투표를 책임지던 전주시 공무원이 목숨을 잃어 순직이 인정되었지만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이 여전히 14시간 이상의 장시간 근무 시간 동안 교대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북자치도 남원시에 근무하는 P(59·여)씨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 사무원으로 근무를 마친 뒤 자택에서 샤워를 하다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8일 새벽 숨을 거뒀다.
정부는 지난 2일 선거일이나 사전투표일에 선거 관련 사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읍면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지방공무원의 경우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 공무원 노조의 주장이다.
읍면동 공무원들은 선거일 한 달 전부터 선거사무에 동원돼 선거인 명부작성에서부터 투표안내문과 공보물 발송을 맡고 있다.
주중에는 본연의 업무를 추진하다 주말에 진행되는 사전투표일에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이틀에 걸친 선거관리업무에 투입된다.
게다가 남원시의 경우 감사원으로부터 '법령을 위반한 인사발령 등 관련'으로 공익감사 결과 '주의'를 받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단체장의 공약사업 추진을 위해 직제개편을 서두른 결과 읍면동에서는 인원이 줄어 만성적인 인력부족 상태에 놓였다는 것이 공무원노조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에 유명을 달리한 공무원의 경우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봄철 산불 예방 비상근무와 다양한 민원처리, 3월부터 시작된 선거사무 등으로 격무에 따른 고통을 평상시에 자주 호소해왔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설명이다.
전공노 남원시지부는 "코로나 시기 보건소에서 근무하면서도 자신을 지켜냈던 고인은 해당 면사무소에서 맞춤형 복지팀장으로 일하며 지난 1월 정기인사에 따른 추가결원이 발생해 업무가 가중돼 건강의 적신호가 켜졌어도 책임을 다하려고 노력한 공무원이었다"며 "14시간 연속으로 주말 이틀 동안 이어지는 사전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힘들어도 자리를 비울 수 없었던 탓에 결국은 가족에게 빈자리를 남기게 됐다"고 애도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얼마나 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이 과로로 소중한 목숨을 잃어야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것이냐"고 따지며 남원시를 향해서도 "직렬을 타파하고 성과 중심의 혁신적인 인사행정을 펼치겠다며 밤을 새워 일을 하라던 최경식 남원시장은 이 공직자의 죽음 앞에 어떤 애도를 표할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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