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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테러' 배후 두고 격해지는 비방전, 도전 직면한 5선 대통령 푸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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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테러' 배후 두고 격해지는 비방전, 도전 직면한 5선 대통령 푸틴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민간인 터러에 대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측과 연관성을 제기했지만,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 가운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지난 22일(현지시간)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면서 테러 배후를 둘러싼 정세가 복잡하게 흘러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저녁 8시 경 모스크바 북서부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자동소총 등을 소지한 무장 괴한에 의해 총기 무차별 난사 테러가 발생했다. 현지 언론은 이 테러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해 1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보도했으며, 러시아 당국은 테러에 직접 참여한 용의자 4명 등 모두 11명을 억류했다고 밝혔다.

테러 이후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IS의 분파 호라산(ISIS-K)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테러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호라산은 이란의 동쪽 지역, 현재,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을 아우르는 옛 지명이다. 파키스탄 탈레반에 불만을 품은 극단주의자들이 설립한 호라산은 2021년 8월 미군의 아프간 철수 당시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 폭탄 테러 배후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장기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테러와 우크라이나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23일 "용의자들이 범행 후 차를 타고 도주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 측과 관련 접촉을 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우크라이나 배후설에 힘을 실으며 "배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찾아내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과 다른 인간 쓰레기들이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려 하고 있다"고 개입설에 반박했고,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는 미국은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나 우크라이나인이 연루돼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최근 몇 주간 미국 정보당국이 러시아 정보당국에 푸틴 대통령 취임 직후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표적으로 극단주의자들의 테러가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해 왔다고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ISIS-K가 모스크바에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수집한 후 러시아에 경고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는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서방국이 우리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시도"라고 했다.

이번 테러 사건은 푸틴 대통령이 5선 대통령 당선을 확정지은지 4일만에 발생했다. 푸틴 대통령 측은 '안보 실패' 비난을 차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차로 접어든 가운데 벌어진 테러 배후를 두고 서방과 우크라이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등이 복잡하게 얽히는 모양새여서 향후 국제 정세에 미칠 파장이 주목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수도 모스크바의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의 피해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건에 대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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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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