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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사지(死地)서 눈물 머금고 뛰었는데"…전북 여권 비례 '0'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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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사지(死地)서 눈물 머금고 뛰었는데"…전북 여권 비례 '0' 후폭풍

"오랫동안 당 위해 헌신·희생해온 당원 우선 안배해야"

"척박한 불모지에서 수십 년 동안 독립운동하듯 당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뛰어왔습니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22대 총선 비례대표' 명단에 전북출신이 철저히 배제된 사실이 알려진 19일, 전북 국민의힘 지지층은 절망감과 함께 좌절감을 호소했다.

20년째 국민의힘 당원 생활을 해왔다는 K씨(59)는 "10여년 전만 해도 전북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당원이라는 말을 꺼내기조차 힘들었다"며 "설움과 홀대를 인내하며 당을 위해 열심히 뛴 결과가 이것이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비례대표 전북 출신 0명 발표에 국민의힘 전북특별자치도당 당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은 도당 입구 ⓒ프레시안

그는 "당원들의 노력으로 호남에서 여권의 기반이 그래도 가장 많이 확대된 곳이 전북"이라며 "그동안 당 차원에서 추진해온 서진(西進) 정책의 지지기반이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국민의미래'가 지난 18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발표한 비례대표 35명의 명단에 전북출신이 단 1명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역 내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전북은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게 13.2%의 지지율을 보내는 등 광주(7.76%)와 전남(10.0%)에 비해 보수 기반을 꾸준히 늘려왔다.

덕분에 윤석열 대통령은 전북에서 14.4%를 확보하는 등 광주(12.7%)나 전남(11.4%)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역대 보수정당 후보로는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역 간 정당구도가 치열하게 붙는 총선에서도 전북은 18대 한나라당과 19대 새누리당에 각각 9.2%와 9.6%의 지지를 보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3당이 격돌했던 20대 총선만 해도 전북의 정당지지율은 7.5%를 보일 정도로 전북 당원들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험지(險地)의 기반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18일 발표된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 명단이 전북출신이 단 1명도 포함되지 않는 등 철저히 배제되자 전북 여권이 일순간에 휘청거리고 있다.

▲ '국민의미래' 유일준 공천관리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후보 35명 명단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60대의 당원은 "그토록 열심히 뛰었는데 전북을 홀대한다면 후배 당원들에게 어떻게 열심히 뛰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후배 당원들의 얼굴을 볼 수 없을 지경"이라고 한숨을 몰아쉬었다.

전북 여권에 따르면 지난해 잼버리 파행과 새만금 주요 SOC 예산 삭감 과정에서 여권의 '전북푸대접론'이 거세게 일었을 때 '전북 국민의힘'은 최악의 위기에 처했다.

올 들어 한동훈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전북 등 비례 당선권에 호남출신 25% 안배 등 호남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연이어 나오며 호남의 변방인 전북에 대한 중앙당 차원의 배려 기대감이 당원들 사이에 고조됐으나 다시 전열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전북 당원들은 "지금이라도 당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오랫동안 당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온 전북의 정통 국민의힘 출신을 비례안정권에 우선 배치하는 중앙당 차원의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직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정당득표율 15% 미만 득표 지역(시·도 단위)을 비례대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고 후보자 추천순위 20위 이내에 4분의 1을 해당 지역 인사로 우선추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당헌·당규에 당선권의 4분 1 이상을 (호남출신에) 배치하게 돼 있다"며 "국민과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유일의 국민의힘 현역인 정운천 의원도 같은 날 "호남 몫 후보자가 당선권에 우선 추천되었어야 함에도 단 1명도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강력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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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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