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업신 여기는 정권은 심판해야 합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불과 25일 앞두고 경기도에서 표심잡기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권심판론’을 강조했다.
16일 오후 경기 용인시 수지구청 일대를 찾은 이 대표는 이상식(용인갑)·손명수(용인을)·부승찬(용인병)·이언주(용인정) 예비후보와 함께 수지구청 인근 수풍소공원을 시작으로 수지구청역을 거쳐 수지구청 광장까지 400여m를 걸으며 시민들과 만났다.
이 대표는 "이 나라는 어느 순간부터 검찰 국가가 돼버렸다. 금융기관부터 (별걸)다 검사가 한다. ‘국정을 해봤느냐’고 하니 ‘수사해 봤다’고 하고, ‘경제를 아느냐’고 했더니 ‘경제 수사 해봤다’고 얘기한다"며 "세상을 수사의 시각으로 보면 ‘혹시 뭐 잘못된 거 없나’하는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보게 된다. 이런 시각을 가지고 어떻게 국정운영이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검사란 직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사건과 증거를 조작하거나 숨기고, 정적들한테 죄를 뒤집어 씌우는 시각을 가진 이들이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는 것은 안된다"며 "정치는 국민들이 해야 될 일을 대신하는 존재이자, 없는 길을 만들어 길을 여는 존재다. 창의적이고 능동적이며 국민을 두려워하는 낮은 자세를 가진 충직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현대정치사에서 가장 정의롭지 못했던 자는 바로 전두환으로, 많은 사람들을 총칼로 살해했던 그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며 ‘정의사회 구현’을 강조하면서 정의라는 단어 자체가 오염돼 버렸다"라며 "더렵혀진 상식과 공정을 제대로 회복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또 최근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며칠 전 권력의 핵심에 있는 대통령의 참모가 특정 언론에 대놓고 ‘(기자가)회칼로 두 번 찔린 거 알아?’라고 말한 뒤 농담이라고 했다. 이게 농담으로 들리나"라며 "이게 정상적인 정신을 가진 인간이 하는 소리인가 싶다"고 비난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언론의 자유는 그야말로 공기와 같은 것으로,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가치들은 언론이라고 하는 표현의 자유 속에서만 살아남는 것"이라고 정의한 이 대표는 "그런데 (현 정부는)입과 귀를 틀어 막고, 눈을 가리며 민주주의를 통째로 부정하고 있다. 그냥 참고 있을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평소에는 어렵더라도 최소한 투표하는 날에는 행동하는 것이 잘못을 저지른 데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라며 "행동하지 않는 자는 악의 편이라고 한다. 방치는 중립이 아닌, 현상을 인정하는 것이다. 바꾸기 위해서는 행동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의 자녀들에게 자유로운 공기와 공정한 세상, 희망이 있는 사회를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수십 년간 목숨 바쳐 만들어 온 민주주의 국가를 다시 복원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다. 진짜 사람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이 가능해지도록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용인지역에서 출마하는 4명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재차 호소했다.
연설을 마친 이 대표는 "더 이상 진짜 입틀막 당하면 안된다"라며 3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보다 앞서 경기 하남시 신장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윤석열 정권이 집권한 이후 지난 2년간 경제와 사회, 정치, 외교, 안보 모두 순식간에 망가졌다"며 "국민이 맡긴 권력으로 행복하게 살게 해 달랬더니 한반도는 내일 전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은 나라가 됐고, 경제는 폭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는 4월 10일 선거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라며 "민주주의에서 주권자인 국민은 대리인을 선출하고, 계속 고용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주권자들을 무시하거나, 심지어 폭압적 행태를 보이는 권력자들은 당연히 심판하고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