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 / 감정기복 심한 운전자들 / 미친놈이 설계한 도로 / 부산역에 내려 걸쭉한 쌍욕을 뱉으면 / 어렸을 때 마냥 다시 막살아도 될 것 같은 / 그런 무책임한 기분이 든다.
'막말대장경' 장예찬, 부산은 '막살아도 될' 도시인가
요즘 '난교 예찬,' '막말대장경,' '1일 2예찬' 등의 애칭을 얻고 있는 장예찬이 2015년 자신의 SNS에 쓴 글이다. 부산에 대해 이런 생각을 가진 자가 바로 그 부산에 출마했다. 그럼에도 그는 결국 당선될 것이다. 오래 전 부산을 떠났는지 더 이상 부산엔 "친구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의 출마지역인 수영구는 국민의힘 텃밭이라는 부산에서도 가장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다.
부산이 어떤 곳인가.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구의원 후보는 실종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렀는데 당선됐다. 사망한 상태라서 유세장에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당선된 것이다. '부산은 새누리당이라면 죽은 사람마저 당선시키는 곳'이라는 전설은 이렇게 탄생했다. 2012년 총선에서 부산에 출마한 문대성은 박사학위 논문에 표절로 드러났음에도 무난하게 당선됐다.
전방위적 막말이 '국민 눈높이'?
장예찬이 한국사회를 '좁고 무식한 바닥'이라 하고, 난교와 대마초를 예찬하고, 부산시민을 무시하고 서울시민의 교양수준이 일본인의 발톱 때만큼도 안된다 하고, 동물을 혐오하고, '못생긴 여자'도 혐오하고, 책값 아깝다는 대학생들도 혐오하는 과거의 발언들이 속속 드러나도 부산 수영구에서 그는 당선될 것이다.
20대 때의 일이라고 사과를 했던데 나나 내 친구들 중 20대라고 해서 저렇게 전방위적으로 막말을 하고 자신이 접하는 모든 사람을 무시하고 혐오하는 발언을 한 사람은 기억에 없다. 장예찬의 막말과 혐오의 수준이 이 정도라 할지라도 그는 당선될 것이다.
문제는 이번에 출마한 다른 국민의힘 후보들이다. 이미 다수의 후보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출마자들은 장예찬이나 일제 강점기를 찬양하는 조수연 후보 같은 막말 후보들 때문에 불안에 떨고 있다. 사퇴시키든 공천 취소시키든 당에서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냐는 것이다.
장예찬 막말에 국민의힘 수도권 쓸려나가나
수도권 선거는 절반 가량이 5% 차이로 결판난다. 과거 민주당은 김용민 후보의 막말 때문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차명진 후보의 막말 때문에 심대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그래서 여당은 이번에 '돈봉투 수수 의혹'의 정우택과 '5·18 폄훼 논란'의 도태우의 공천을 취소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 막말 경연의 금자탑급인 장예찬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지켜보겠다," 한동훈 위원장은 "종합적으로 봐야 할 것 같다"며 시간끌기에 나섰다. 한 위원장은 '국민 눈높이'를 강조했던데 이들의 눈높이는 우리 국민의 눈높이와 차이가 많이 나는 듯하다.
정말 용산 때문에 못 건드리나?
사실 많은 이들은 공관위가 유독 장예찬에 대한 판단을 망설이는 것은 용산의 고집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그렇다면 용산의 눈높이에 맞춘 것인가? 그러고 보니 장예찬과 용산의 눈높이가 비슷해 보이긴 한다. 결국 장예찬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은 쓸려나가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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