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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도전자' 이광재와 원희룡, 누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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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매치 도전자' 이광재와 원희룡, 누가 살아남을까?

[정희준의 어퍼컷] 이광재vs.안철수, 원희룡 vs.이재명…대권 향한 전초전

총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주목할 격전지는 많지만 이른바 빅매치에 해당할 지역구는 두 곳이다. 인천 계양을과 성남 분당갑. 계양을에선 부동의 야당 대선주자 이재명에게 국토부 장관을 지낸 원희룡이 도전하고, 분당갑에선 윤석열 정부 탄생의 1등 공신 안철수에게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가 도전한다.

안철수는 2022년 재보선 때 "이재명은 분당에서 나랑 붙자"고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재명은 결국 계양을에서 55% 득표로 당선됐고 안철수는 63%로 압승했다. 같은 날 지방선거에서 이광재는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패하며 분루를 삼킨다. 민주당의 요청으로 국회의원 신분을 내던지고 나섰던 그였기에 내상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진표 국회의장의 요청으로 장관급인 국회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체력을 다지며 재기를 노렸다. 안철수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변치 않는 '이재명 사랑(?)'을 드러냈지만 예상 밖으로 이광재와 승부를 겨루게 됐다. 원희룡은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을 지내며 김건희 여사 처가의 양평고속도로 논란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방탄 장관,' '욕받이 장관'을 마다하지 않더니 이재명을 조준해 계양을에 나서 결투를 벌이게 됐다.

상대 당 초강세지역에 출마한 원희룡과 이광재

여러모로 닮은꼴이다. 원희룡과 이광재 모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지역에 출마했다. 원희룡은 제주 출신으로 제주도지사를 지냈다. 과거 의원 시절 지역구는 서울 양천갑이다. 이광재는 강원 출신으로 강원도지사를 지냈다. 과거 의원 시절 지역구는 강원 지역이다.

원희룡과 이광재 모두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원외 후보다. 그럼에도 상대 당의 가장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에게 도전한다. 게다가 그 지역구가 상대 당 텃밭이다. 계양구는 2000년 이후 8번의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7번 승리했던 '보수의 무덤'이었고 분당갑은 7번 선거에서 국민의힘 계열이 6번 승리한 '보수 초강세 지역'이다. 원희룡과 이광재 모두 상대 당 초강세 지역에서 상대 당 가장 가장 인지도 높은 현역 의원이자 대권주자들과의 혈투를 눈앞에 둔 것이다.

이유가 있다. 두 사람 모두 선거에 뛰어난 정치인들이다. 원희룡은 이제까지 5번의 선거에서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들을 꺾고 승리한 정치인이다. 민주당에겐 악몽 같은 상대다. 이광재도 5번 선거에서 4번 승리했다. 특히 지역이 광활해 선거가 힘들 뿐 아니라 북한과의 접경지로 보수 성향이 강한 강원도에서 총선과 도지사 선거에서 보수 정당 후보들을 꺾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원희룡은 이재명을 떨어트리고 집권 여당 대권주자로 단숨에 솟아오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그의 성향이다. 과거 대선 후보로 나섰다가 무리수를 두는 바람에 논란이 일고 뜻을 접어야만 했던 경험이 그에겐 있다. 이번엔 야권 대권주자를 정확하게 정조준했다. 이재명이나 원희룡의 성격은 다들 잘 알 것이다. 목표를 향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두 집념의 인간이 맞붙었다.

빅매치의 핵심

이광재는 조금 다르다. 2011년 안철수에게 서울시장 출마를 권유한 사람이 바로 이광재다. 물론 "안철수의 세 번의 대권 도전을 보며 실망을 넘어 절망을 느꼈다"고 토로하긴 했으나 서로에게 적대적이진 않다. 이광재가 세종이나 서대문처럼 당선 가능성 높은 곳이 아닌 분당갑을 선택한 이유는 판교신도시를 품은 분당에서 미래 도시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평소 '미래'와 '경제'를 입에 달고 다니는 정치인이다. 판교라는 새로운 경제 엔진을 기반으로, 재건축이라는 난제를 해결해 분당을 미래 도시로 만들겠다는 욕심이 그를 분당갑으로 오게 했다.

그런데 안철수도 IT 전문가다. 그래서 분당갑은 미래를 향한 승부다. 안철수 입장에서 진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탈당, 분당, 합당을 거듭하다가 홀몸이 되다시피한 그에겐 더 이상 옮겨갈 당도, 만들 당도 없다. 반면 계양을은 권력을 향한 승부다. 특히 차기 권력 1순위 이재명에게 진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하늘이 무너져도 이겨야 한다.

이렇듯 각기 다른 사연에도 불구하고 이 네 사람이 공유하는 공통점은? 승리하면 대권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는 점이다. 물론 판돈은 도전자가 더 크다.

▲4.10 총선에서 경기 분당갑에 출마한 이광재(왼쪽)과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원희룡(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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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준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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