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업기계 교통사고는 경찰청 분석 결과 지난 5년 동안 연평균 약 800건에 사망자만 매년 100여명에 달한다. 이는 일반 교통사고의 치사율보다 8배가량 높은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 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농업기계 사고예방기술’을 사업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관심을 끈다.
앞서 농촌진흥청은 2019년 정보통신기술(ICT)과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해 '농업기계 사고예방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거쳐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신기술 보급사업으로 진행했다.
'농업기계 사고예방기술'은 농업기계에 붙인 단말기와 도로에 설치한 엘이디(LED)주행 안내표지판 간의 근거리 무선통신을 기반으로 한다.
주행 안내표지판에 농업기계 접근이 감지되면 어떤 농업기계인지 혹은 접근 거리와 속도는 얼마나 되는지 등의 정보가 문자와 이미지로 표시된다. 이를 본 일반 차량 운전자는 감속하거나 주의해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농촌진흥청은 농업기계 운행이 빈번하고 사고 위험이 있는 전국 14개 지역에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 33개와 농업기계용 단말기 610대를 설치했다.
이곳 중에서 전남 장흥 3개 마을을 대상으로 설치를 전후해 스피드건을 사용한 속도 측정에 나선 결과 일반 차량 2454대의 평균 속도를 비교한 결과 평균 속도가 최소 11% 줄었으며 시속 60km 도로에서 과속 차량도 25% 줄었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등 3개 지역에서 설치 전과 비교했을 때 농업인이 느끼는 교통안전 체감도가 42%에서 최대 150%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농촌진흥청은 이와 함께 ‘농업기계 전도·전복(넘어짐·뒤집힘) 사고 감지 알람 기술’을 개발해 농업기계용 단말기에 추가했다.
농작업 특성상 홀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인적이 드문 장소에서 쓰러짐이나 뒤집힘 등 농업기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구조 신고가 늦어져 사망 등 위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단말기 내 감지기(센서)가 사고를 감지하면 사고자의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으로 사고정보를 전달한다. 사고자가 20초간 응답하지 않으면 미리 등록된 제3자(보호자) 또는 농업기술센터 등 관계기관으로 사고정보를 발송해 조치할 수 있도록 했다.
농업기계 전도 위험경사 감지 알림이나 위험 상황 시 긴급 호출 기능 등을 함께 추가해 종합적으로 농업기계 사고를 감지하고 위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이 기술을 농촌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주행형 농업기계인 트랙터와 경운기 2종을 대상으로 적용 중이다. 앞으로는 다른 주행형 농업기계 기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이 기술을 표준화해 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농업기계 주행 안내표지판을 교통안전시설 규격에 추가하거나 농업기계 사고 감지 정보를 119 응급출동과 연계하는 방안을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
조용빈 농업공학부 부장은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 첨단 신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연구를 추진해 농업인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까지 챙길 수 있는 기술 확산과 보급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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