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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오비이락 오해받을 일조차 하면 안돼"…본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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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오비이락 오해받을 일조차 하면 안돼"…본인은?

"역대 정권, 선거 가까우면 오해 살까 자중"…李, 공천 내홍 중 웃으며 "0점 받은 의원도 있다더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전국 순회 행보와 관련 "대통령이 국민의힘 총선 선대위원장이 되신 모양"이라며 "오비이락이라고 주장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조차 하지 말아야 되는 것이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 와중에 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요구받고 있는 이 대표의 처지에 겹쳐지는 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23일 당 최고위원회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지금 연일, 전국을 다니면서 정책 발표를 하고 있는데, 그 이전에 하던 일도 아니고 선거에 임박해서 이렇게 요란하게 전국을 다니시는 이유를 짐작은 하지만 너무 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대 어느 정권도 이렇지 않았다. 평소에 하던 일도 선거가 가까워지면 오해를 사지 않을까 해서 자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는 대통령이 평소에 하지 않던 일을 대놓고 선거 시기에 맞춰 전국을 다니면서 하고 있다"며 "관권 선거 아니냐.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그는 "오비이락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그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일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야당 지도자로서 대통령에 대해 선거 관련 공정·중립을 요구한 말이었다.

정작 이 대표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 대표로서 공정·중립을 요구받고 있다. 민주당은 박용진·김영주 의원 등이 의정활동 하위 20% 대상자로 선정돼 공천 불이익 대상에 해당한다고 통보했고, 해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현역의원을 제외한 경쟁력 여론조사가 시행되는가 하면, 그 시행업체와 같은 대표자를 둔 업체가 당 공천 경선 여론조사 업체로 추가 선정된 것도 의총에서 성토 대상이 됐다. 이 업체는 박 의원 등에 대한 선출직공직자평가 여론조사를 수행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례적으로 긴 시간 동안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 약식 회견에서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하위 20% 논란에 대해서는 "여러분도 학교 다녀서 평가 받아보신 기억이 있을 것"이라며 "누군가는 1등을 하고 누군가 꼴등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심지어 "동료의원들의 평가를 거의 0점 맞은 분도 있다고 한다"며 "동료 의원들이 그렇게 평가한 것이다. 누군지 여러분이 짐작하실 수 있는 분"이라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하위 10%' 통보를 받고 재심 신청을 냈다가 이마저 기각당한 김한정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피해 당사자일 수도 있는 저도 그 내용 열람을 요청했는데 안 보여줬는데 아무도 안 보여줬다. 공관위원장만 안다는 그 내용을 당대표는 그러면 당대표는 들여다봤나? 어떻게 알고 빵점 이야기까지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논란이 있는 과정에서 적절한 모습은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아쉽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 대표는 또 전날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는 "뭐 툭하면 사퇴하라는 소리를 하는 분들이 계시는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365일 대표가 바뀌어야 할 것"라고 했고, 여론조사 논란에는 "일상적으로 해오는 정당 조사를 과도하게 예민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당의 공천 내홍을 "약간의 진통,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진통이라 생각해 달라"고도 했다.

친문계 중진 전해철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같은 경우에 여론조사로 결정하고 있어서 여론조사가 중요한데, 때문에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기관이라든지 또 실시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관리가 돼야 되고 신뢰성을 줄 수 있어야 된다"며 "여론조사(회사)가 선정됐던 경위가 석연치 않거나 또 당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에 위배됐다면 거기에 대해서 당연히 사실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그런 부분은 의총에서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제시를 했기 때문에 이것은 당에서 절대 무시하지 말고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이날 공개회의 말미에 한 추가 발언에서 "공천 관련해서 참 여러 가지 혼란들이 발생한다"며 "모두가 갈 수는 없는 길이다. 과정을 거쳐서 결국 선수는 한 명으로 선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적 판단으로 도저히 결과를 수용하기 어려울 경우(가 있을) 것이나, 판단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고 또 판단의 절차와 주체가 있다"고 했다.

특히 국회 본관 당대표회의실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간 노웅래 의원을 겨냥해 그는 "참으로 안타깝지만, 제가 전해들은 바로는 본인은 억울하게 생각하고 절차상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셔도, 위반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실"이라며 "기소되었다고 (배제)결정을 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한 사실은 본인이 인정을 하고 계셔서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점들을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을 수용해 달라"며 "이런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는다. 또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강하게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의대 증원 관련 의료계 휴진 소동에 대해 "의사 여러분, 부족한 것이 있고 혹시 만족하지 못할 일들이 있더라도 파업은 아니다. 국민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소명을 잊지 말아달라. 정부도 일부러 의료계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일본 시마네현이 소위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강행한 데 대해서는 "간도 쓸개도 다 내준 윤석열 정부 굴종 외교의 참담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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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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