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관료 출신 손명수 전 국토교통부 차관과 김준환 전 국가정보원 차장, 임광현 전 국세청 차장을 '총선 인재'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당 안팎에서는 이들의 총선 공천 배치를 놓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인재위원회는 16일 국회 본청에서 인재영입식을 열고 손 전 차관과 김 전 차장, 임 전 차장을 각각 4월 총선 20·21·22호 인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환영식에서 "보통 공무원·관료들이 좋은 이미지가 아닌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국가 공동체를 이끌어가는 핵심 요인은 공직자"라며 "민주당도 유능한 전문직 공무원들을 영입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호 인재인 손 전 차관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30여 년간 국토부에서 근무한 관료 출신이다. 용산고, 고려대를 거쳐 서울대 행정대학원 재학 중 행정고시에 합격하며 공직에 몸담았다. 특히 철도분야 전문가로 철도운영과장, 철도국장 등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 국토부 차관 시절에는 GTX 건설 등이 담긴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을 수립했다.
경북 김천 출신인 김 전 국정원 차장은 국정원의 탈정치화에 기여한 인물로 평가했다. 대전고, 연세대를 졸업하고 국정원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정원 차장으로 국내정보 분야를 대태러, 방첩, 국제범죄조직, 안보침해 등 순수 보안정보 분야 특화에 주력했다.
충남 홍성 출신인 임 전 국세청 차장은 국세청 조직 내에서 대표적인 '조사통'으로 통한다고 민주당이 밝혔다. 강서고 연세대를 졸업한 임 전 차장은 국세청 조사국장만 6번 연임했다. 빅데이터 기반의 세정시스템을 구축해 국세행정을 도약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손 전 차관은 "윤석열 정부의 민생 외면 정책으로 경제는 어려워지고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며 "교통 인프라 구축과 운영은 출퇴근 문제를 비롯해 지역개발 등 국민의 삶과 밀접한 민생의제로, 30년 정부 경험을 살려 교통문제 해결과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일원으로서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위는 뒷전이고 총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한반도 위기론을 내세우며 불안감을 조장하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일원으로서 정부의 일방통행식 안보정책을 저지하고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지켜나가기 위해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와 서민 복지 예산 축소로 세 부담의 불공정과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부자감세 정책을 저지하고 국민이 공감하는 공정한 조세정책을 구현해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들의 영입이 눈길을 끄는 건 이들의 연고 지역 때문이다. 손 전 차관의 고향인 완도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전남 해남·완도·진도는 현역인 윤재갑 의원과, 5선에 도전하는 정치 원로 박 전 원장 등이 공천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김 전 차장의 출신고교인 대전고는 대전 중구에 있고, 중구는 황운하 의원의 지역구다. 황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지난해 11월 1심 유죄 판결을 받았고, 최근에는 대전 중구청장 재선거 후보 경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조건부 불출마를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인재 4명을 전략 지역구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을에는 영입인재 5호인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이 전략공천됐고, 인천 부평갑에는 14번째로 영입된 노종면 전 YTN 기자, 울산 남구갑에는 7호 인재 전은수 변호사가 배치됐다. 부산 사하을에는 2호 영입인재인 이재성 새솔테크 고문이 확정됐다.
총선을 앞둔 인재 영입이나 그 인재들에 대한 공천 배치는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인적 쇄신 차원이다. 이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를 강조하며 계파를 불문하고 '기존 세력'에 대한 물갈이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심 유죄 판결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는 황 의원이나, '올드보이'로 꼽히는 박 전 국정원장 입장에서는 해당 지역에 연고가 있는 정치 신인의 등장에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