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며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조 전 장관은 13일 오후 부산 중구 민주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강소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장관은 "떨리는 마음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국민들께 밝힌다"며 "혼자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결정이었지만 손을 잡아주신 시민들이 계셨기에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금 외교, 안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위기에 처해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느냐 이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며 "초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국가소멸 위기는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와 기후변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답답하다 못해 숨이 막힌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판하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적 제거와 정치 혐오만 부추기는 검찰 독재정치, 민생을 외면하는 무능한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4월 10일은 무도하고 무능한 윤석열 정권 심판뿐이 아니라 복합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 위기를 극복할 대안을 한발 앞서 제시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저의 힘은 미약하지만 국민들과 함께 큰 돌을 들겠다. 그 길에 함께해 주시면 반드시 해내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조 전 장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을 향해 비판 발언을 한 데 대해 "저에게 그 질문하시기 전에 (이른바 '검언 유착' 의혹의 증거인) 본인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부터 공유하시면 좋겠다"고 한 데 이어, "고발 사주 의혹으로 고발장을 접수하기 하루 전 한동훈 씨는 당시 손준성 등 단체 카톡(대화)방에 60개 사진을 올렸다. 그 사진이 뭔지 밝혀달라"고 했다.
전날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데 대해선 "제가 모신 분으로 당연히 인사드리고 조언을 구하는 게 기본 예의"라며 "(회동을) 마치고 문 전 대통령과 술 한 잔 했다. 그 외에는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전날 문 전 대통령에게 신당 창당 가능성을 밝혔고 문 전 대통령은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며 조 전 장관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총선 출마 방식에 대해선 "정당은 공당이니만큼 정당에 모인 분들이 그 원칙과 절차를 정할 것이고 그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민주당의 주도로 구성될 예정인 야권 통합비례정당에 참여할지에 대해선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의 계기를 만들고 민생 경제 회복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도 "저는 민주당보다 더 진보적인 정당, 민주당보다 더 빨리 행동하는 정당, 더 강하게 싸우는 정당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당연히 협력한다. 그러나 통합비례정당은 지금 고민할 사항이 아니"라면서 "저와 저의 동지들이 만들 길이 어떤 모습을 취하고 어떤 길을 갈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이기 때문에 그 문제는 추후에 천천히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전 지역구에서 가능하면 윤 정권 대 반윤석열 정권 세력의 일대일 구도 만드는 것들이 매우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저도 제가 만들 정당도 노력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조국 신당 출현 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전 지역구에서 (친윤 대 반윤) 일대 일 구도로 만들면 중도‧중간층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 "그 작업을 통해 해야지, 강소정당의 출현을 막는 방식으로는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데 누가 더 윤 정권과 싸우는 데 선봉에 서 있고 더 잘 싸우는가를 가지고 경쟁해야 될 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의 신당 창당에 대해 대체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13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윤석열 정권의 국정 전반에 대한 심판을 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민주계열 진보진영에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의원은 "본인 처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다"면서도 "흔히들 말하는 '조국의 강'을 건너느냐 못 건너느냐 뭐 이런 논란도 있다"고 했다.
이어 "중도층, 중원의 그런 많은 지지를 확보해야만 가능할 텐데 그런 측면에서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판단을 저는 한다"며 거듭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 지도부 내 친(親)문재인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뭘 하겠다는 것도 아닌데 이래라 저래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고 최고위원은 조 전 장관이 창당할 신당이 통합비례정당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 "저희뿐만 아니라 진보당, 정의당, 녹색당, 이런 여러 야당들이 연합되어 있는 형국"이라며 "민주당이 좋다고 해서 좋을 수 있느냐. 정의당, 진보당 혹은 기본소득당, 이런 당들하고의 협의가 있어야 된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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