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김포를 방문해 "목련이 피는 봄이 오면 김포는 서울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그 봄은 그냥 아무 때나 오는 봄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동북권 공공의료원 설립' 관련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행정 개편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고 투자해야 되는 건지를 알고 하는 얘기인지 모르겠다"며 한 비대위원장을 비판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주장대로 '목련이 피는' 3, 4월경에 '김포 서울 편입' 절차 완료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행정구역 변경을 위해 가장 빠른 방법인 주민투표의 경우 총선 선거일 60일 전부터 선거일 당일까지는 불가능하다. 즉 늦어도 2월 10일까지 투표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데, 행정안전부는 주민투표 타당성 결론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목련이 피는 봄'까지 김포의 서울 편입은 가능하지 않다.
김 지사는 "북부특별자치도는 경기도가 지난 1년 7개월 동안 시간을 투자해서 준비를 해 왔다. 북부특별자치도의 비전을 제시했고,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했고, 90회 넘는 공청회를 했고, 도의회에서 두 차례 이상 결의안에 대한 통과가 여야 합의로 있었고, 국회에서 여러 차례 토론했고, 작년 9월에는 제가 직접 총리를 방문해서 주민투표를 요청하기도 했다"며 "이렇게 많은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하는 얘기인지, 여기에 대한 진정성이 있었다면 왜 이제 와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인지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금 얘기하는 이와 같은 준비 중에 어느 하나라도 김포나 구리의 서울 편입에 대해서 (여당이) 한 게 있나? '봄이 오면'이라는 얘기를 하는데 우리 경기도는 그 봄을 맞기 위해서 도민과 함께 씨 뿌리고 물 주고 그 꽃 한 송이 키우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봄은 그냥 아무 때나 오는 봄인가"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퍼주기 포퓰리즘보다 더 나쁜 건 갈라치기 포퓰리즘이다. 이와 같은 메가시티, 김포 등을 포함한 서울의 일부 편입은 그동안 우리가 30여 년 대한민국이 갖고 왔던 국토균형발전과 지방자치, 지방분권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며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끌고 가려고 하는지, 어디로 이끌려고 하는지에 대한 비전 제시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김포 등 경기 일부 도시 서울 편입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병행 추진 주장에 대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와 서울시 메가 편입은 양립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경기도를 한 편에서는 쪼그라들게 하고, 한편에서는 (키워서) 나누고 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한 비대위원장에게 "우선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하는 데 있어서 진정성을 보였으면 좋겠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을 위해서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며 "이제 중앙정부에서 주민투표만 받으며 되는 일"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의 '목련 피는 봄' 발언에 대해서는 보수 언론도 비판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이날자 사설에서 "한 위원장 발언은 지난해 말 국민의힘이 꺼냈다가 사실상 흐지부지됐던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다시 4·10총선 이슈로 되살리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며 한 위원장 말대로라면 3, 4월에 목련이 피니 그때까지 김포를 서울에 편입시키겠다는 약속으로 들린다. 하지만 국회 입법까지 거쳐야 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 신문은 "국민의힘 측은 '봄이 오면 좋은 진전이 있을 거라는 얘기'라고 말한다. 감성적 언어로 한껏 기대심리를 올려놓는 말장난이 아닐 수 없다. 정치 신인이 나쁜 것부터 배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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