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특별자치시 공무원이 하위직 여직원을 성추행했는가 하면 성폭행까지 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나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다.
더욱이 피해 여성은 이와 같은 내용을 자신이 근무하는 과 직원들이 공유하는 단체 카톡방에 올렸으나 해당 과장이 직원들에게 이 단톡방에서 나갈 것을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축소·은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세종시 문화체육관광국 소속 5급 상당 공무원 A씨는 지난해 4월 문체국 직원 3명과 회식을 하면서 3차로 나성동 소재 노래방에 갔으며 다른 직원들이 먼저 귀가 해 하위 직원 B 씨와 단 둘이 남게 되자 B 씨를 성추행한 한 것으로 밝혀졌다.
A 씨는 평소에도 B 씨의 손을 잡는 등 신체 접촉을 해왔으며 이날 도를 넘는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당한 B 씨는 지난해 5월 세종YMCA 성인권센터를 방문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았으며 A 씨의 행동이 성추행 및 성폭행에 해당된다는 결과를 받았다.
이후 B 씨는 이와 같은 내용을 자신이 근무하는 과 직원들이 들어있는 단톡방에 올려 A 씨의 범죄 사실을 알렸다.
B 씨가 올린 단톡방에는 ‘세종 YMCA 성인권센터에 가서 사실 그대로 상담을 받았고 이틀간의 상담 모두 성추행, 성폭행이라는 상담결과를 받았다’며 ‘저는 더 이상 이 문제로 고통 받기 싫어서 빨리 마무리하고 벗어나고 싶다’는 의견을 게시했다.
이어 ‘A 팀장도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고 벌을 받겠다고 했다’며 ‘도저히 업무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출근은 어려울 것 같고 가능하다면 제가 미리 C 주사님에게 맡겨 둔 사직서로 퇴사 처리 부탁드리고자 한다’고 퇴직 의사를 밝혔다.
B 씨가 상담했다고 밝힌 세종YMCA 성인권센터는 세종 YWCA성인권센터를 잘못 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A 씨는 처음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평소에 손을 잡는 등 가까이 지내다가 멀리 하려고 하자 글을 올린 것 같다”며 “벌을 받겠다고 말한 것은 양심의 벌을 받겠다고 한 것”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프레시안>과 다시 만나 “지난해 4월 문체국 직원 3명과 회식을 했고 3차 까지 진행되면서 술에 만취돼 있었다”며 “3차로 노래방에 갔는데 이 과정에서 한 명은 먼저 집에 갔고 나중에 알고 보니 다른 한 명은 화장실에 들렀다가 노래방을 찾지 못해 귀가해 B 씨와 단 둘이 노래방에 있게 된 상황에서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 이상 하려고 했으나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아 못했다. 시작은 제가 했지만 B 씨가 더 적극적이었다”라고 말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상대방에게 전가하는 파렴치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B 씨가 단톡방에 사건 발생사실을 알린 후 담당 과장이 모든 직원들을 단톡방에서 나가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 돼 축소·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다.
당시 과장 C 씨는 “A 씨와 B 씨를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둘 다 아무 일도 없었다고 해 더 이상 확대시키기 싫어 단톡방에서 나갈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에서도 성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주로 여성인 여성전담경찰관이 피해여성을 만나 수사를 하는 것과 달리 남자인 C 과장이 사건 발생을 인지 한 뒤 피해 여성에게 직접 질문하는 것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의혹도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은 피해 여성 B 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번호가 바뀌어 의견을 듣지 못했다. 향후 입장을 듣는 대로 추가 기사를 보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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