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약자를 위한 것 아닙니까? 이러한 제 생각이 맞다면 저는 이미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오는 4월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경기 안산 상록갑’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민 더불어민주당 박천광 예비후보는 어떠한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변했다.
이는 39세의 청년이 자신의 고향인 안산지역에서 느낀 여러 사건들에서 기인한 것으로 느껴졌다.
실제 안산지역은 아픔을 감춘 곳으로 기억된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그 기억이 희석되고 잊혀진다고 말하고 있지만, 올해 10주기가 되는 ‘4·16 참사’는 정치 성향을 떠나 당시 그 누구에게나 끔찍한 기억을 심어줬다.
올해로 14년째 박 예비후보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안산 제일장례식장’도 많은 피해자들이 안치되는 등 당시의 아픔과 수 많은 그리움, 그리고 억울함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본인을 포함해 안산지역이 당시의 참사로 인한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 같은 박 예비후보는 ‘젊은 중도층의 지지’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물론 박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젊은 중도층’은 4·16 참사 만을 이유로 그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시 희생자 대다수가 동 세대의 학생들이었던 만큼 그들이 참사에 대한 기억과 분노를 적지 않게 느끼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또 해당 참사가 박 예비후보 본인이 더욱 봉사활동에 매진하게 된 계기도 됐던 것이다.
실제 무상교복 정책이 도입되기 전에는 학생들의 첫 교복을, 도입 이후에는 장학금을 지원해 왔던 그는 끊임없는 기부활동을 펼친 결과 지난 2022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경기사랑의열매)의 285번째 ‘아너소사이어티(지도층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나눔문화에 참여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만든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록 최근 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기부를 중단한 그이지만,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의지와 방안 등 공약과 포부를 밝혔다.
-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 아버지께서 평화민주당 안산지역 부위원장을 맡으셨었던 영향 탓인지 저 역시 더불어민주당으로서의 소속감과 함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지만, 생업으로 인해 섣불리 정치에 도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크게 두 가지 있다.
우선 안산이 제 고향이라는 점이다. 안산에서 지냈던 어릴 적의 추억이 ‘자랑스러운 안산’을 만들기 위한 기틀이 됐다는 것과 지난 39년간 안산에서만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이 정치적 불만을 갖게 만든 것이다. 지난 10여 년동안 안산지역의 각 국회의원들의 공약은 비슷한 내용이 오르내리고 있다. 결국 현재의 안산지역 이미지는 좋게 말하면 ‘변함없는 안산’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외면받는 안산’이다. 선거가 몇 번이나 진행될 동안 이전에 내놨던 공약들이 전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어떤 것이 문제든 결국 ‘정치 기득권의 문제’ 또는 ‘거짓 공약’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같은 점들로 인해 지역 발전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을 키웠고, 결국 출마 의지까지 다지게 됐다.
두 번째는 최근의 아쉬운 선거 결과에 대해 당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다. 지난 대통령 선거 때 저는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를 위해 직능특보단장을 맡고 있던 제종길 전 안산시장과 함께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도왔다. 당시 안산에서는 유이하게 제종길 전 시장과 김남국 국회의원만이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던 상황이었다. 이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는 제종길 전 시장의 출마를 도왔다. 그러나 대선은 0.7%p 가량의 차이로, 지방선거에서는 고작 179표차의 너무도 아쉬운 차이로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일 밖에 없었다.
당시 저는 선거에서 특정 직책을 맡아 본격적으로 당을 돕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이렇게 채 1%도 되지 않는 차이를 메꾸기 위해 ‘아 내가 1%의 역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출마를 결심했다. 이런 저의 출마로 인해 정치하고 싶은 젊은 청년들이 기존의 높고 두꺼운 벽으로 돼 있던 기득권 정치 세력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친명계로 분류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생각은.
▲ 누군가 이재명 대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본다면, 저는 항상 ‘실천하는 용기’를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대답한다.
‘흙수저’에서 당대표까지, 지금 언급되는 그의 정치 경력에 대한 일화만 해도 수두룩하다. 가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실행력이 강한 정치인’이다. 무언가를 생각하고 바로 실행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안산지역만 해도 일부 공약이 십 수년 동안 똑같은 모습에서도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이 대표는 항상 뜨겁다. 자칫 논란이 될 소신을 쉽고 거리낌없이 말하고, 그것을 이겨낸다. 과거 시장실에는 CCTV를 설치해 투명성과 함께 부패의 견제를, 무상복지에 있어서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정책이기에 추진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이 대표에 대한 일화의 아주 작은 편린이라는 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은 일관성 없는 정부의 청년 정책과 이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도전 정신과 실행력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도 파도와 풍랑을 헤쳐 나가는 이 대표의 삶과 도전 정신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 현재 청년 중도층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호소 뿐만이 아니라 실제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적은 분들이다. 종교로 따지면 무교인 셈이다. 이유라면 현재 ‘증오의 정치’로 점철된 한국 정치의 양상 때문으로,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저를 제외한 다른 후보들은 기존에 정치를 해봤던 사람들로, 이미 모두가 만족하지 못한 정치를 해온 경력이 있다. 그 결과 그동안 안산지역에서 10여 년 동안 크고 작은 나눔 봉사활동을 이어온 저에게 조용한 지지를 호소하시는 분들이 계시다. 정치와 동떨어져 시민들을 위해 조용한 봉사활동을 이어온 저에게 차라리 한 표를 선사하겠다는 말씀을 하신 분도 계셨다.
이로 인해 비록 첫 출마임에도 불구하고 ‘젊은 피’로서의 공감대와 함께 적지 않은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저는 안산에서 태어났고, 한 번도 이곳에서 떠나본 적이 없다. 저를 아는 분들은 제가 누구보다 안산을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제 생각과 열정이 저를 모르는 분들에게도 전달되길 바란다.
- 현안이 산재한 안산이다. 주요 공약은 무엇인가.
▲ 제 공약을 설명하기에 앞서 기존의 ‘정치 기득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지 않을 수 없어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첫 번째로 ‘사람이 모여드는 안산’을 만들고 싶다. 호주의 ‘캔버라’를 모델로 해 반월공단의 배후도시로써 조성된 안산은 10여 년 전만 해도 인구 100만여 명을 바라봤었지만, 지금은 국회의원 지역구마저 줄어드는 상황까지 와 있다. 당시 안산과 비교할 수도 없었던 화성은 지금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섰고, 그걸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안산의 참담한 현실이다.
이에 반월동 신도시와 사동 준공업지역 등에 도시계획을 수립, 사람이 모여드는 안산을 목표로 헌신하겠다. 이러한 상황을 만든 책임은 기득권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지만, 그 이전에 분당과 판교 또는 동탄과 비슷한 지역의 브랜드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또 이와 함께 반월공단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반월공단에 ‘꺼지지 않는 불빛’이라는 단어는 이미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의 반월공단은 차갑게 식어버린 상태로, 중견기업은 떠나고 대부분이 소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이미 수많은 정치인들이 반월공단 활성화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돼 왔지만, 이를 진정으로 지킨 이들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들은 본인의 고향이 아닌, 본인의 가족과 지인이 살지 않는 곳인 안산에는 애정이 없던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 그들이 안산에 출마해 얻은 권력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묻고 싶다.
마지막으로는 복지 정책을 강화하고 싶다. 지속된 저출생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이미 신생아보다 사망자가 많은 상황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복지의 근간을 확대, 임신 단계부터 국가와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보건소의 기능을 확대해 종합병원급의 24시간 응급센터를 운영하는 소아산부인과와 국공립 산후조리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러한 공약들은 곧 저의 꿈이다. 일자리나 휴식 및 육아는 물론, 노후를 위해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안산을 찾을 수 있도록 바꾸고 싶다.
- 예비후보로서의 포부와 경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점은.
▲ 앞서 언급했듯 지역에 대한 정치인들의 적은 관심으로 인해 대부분의 정치인들이 당선 이후 중앙정치에만 집중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저는 안산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내 가족, 선후배와 자녀들이 사는 이 안산을 내 손을 좀 더 나은 동네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
이와 관련해 상주인원 5000여 명, 경제유발효과 연 2000억 원 이상을 가진 성남시의 두산 신사옥 유치는 세수만 110억 원에 달할 만큼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했던 행위라고 본다. 안산지역도 반월동·사동·사사동 등에 대기업 유치가 이뤄질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국회의원으로서 도움이 되고 싶다.
현재 저는 ‘김대중 대통령 탄생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도 맡고 있다. 이는 김 대통령의 끈기와 포용에 감명을 받아서다. 노무현 대통령의 대화와 타협 정신도 존경한다. 이어 앞으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누구보다 높은 이재명 대표의 실천하는 용기도 배우고 싶다.
이를 정신적 기반들로 삼아 최근 이어지는 ‘혐오의 정치’에 대해 관성에 젖은 정치인들을 불의에 대항하는 용기로 타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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